농촌에서도 위장전입이 극성을 부리면서 소규모 학교들이 학생 유출로 한숨짓는 가운데 (본지 3월 7일자 6면 보도) 학생들이 넘쳐나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시골 학교도 있다.
상주 한 시골 학교인 남부초교(상주시 지천동)는 위장전입으로 도심학교에 학생을 죄다 빼앗겨 고민인 다른 농촌 학교와는 거리가 멀다. '역(逆) 위장전입'으로 도심 학생들이 몰리면서 학습환경이 나빠지지나 않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심지어 이 학교는 올 들어 학교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전학생을 받지 않기로 해 "위장전입도 기득권"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이 학교는 2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40여 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를 역전시킨 것은 2005년 문화관광부가 이 학교를 '문화예술 교육 시범사업을 통한 농촌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 시범학교로 지정하면서부터다.
문화인·문화단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음악, 미술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특별활동과 차별화한 체험을 제공하게 됐고, 입소문을 타면서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로 자리잡았다.
이후 도시지역 아이들 전학이 이어져 2년 만에 전교생 수가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생들의 절반가량이 도심에서 전학 온 이들이며, 올해 신입생 19명 중에서도 80%가 도심에서 주소를 옮겨 온 학생이라는 것.
학생이 갑자기 늘자 이 학교는 자칫 좋은 학습 분위기가 흐려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결국 올 들어 학부모와 교사들이 스스로 한 학급당 학생 수가 18명을 넘지 못하도록 내규까지 만들었고 이에 대해 전입 희망 학생 및 학부모들이 반발하는 기현상도 생기고 있다.
이 학교 김주영 교무주임 교사는 "농촌 학교 살리기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다양한 방과후활동을 제공하게 되자 학생들이 늘어났다. 농촌 학교 문제는 도심이냐 시골이냐 하는 위치가 아닌 수업의 질에 달린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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