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小食)을 하면 정말 오래 살 수 있을까?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식사 열량을 30% 정도 줄이는 소식을 하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은 동물 실험에서 증명됐다. 여러 가지 건강장수 비법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소식(열량제한)이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소식하면 오래 사는 이유는 우리 몸의 여러 가지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서투인(sirtuin)이 활성화돼 당뇨, 암, 동맥경화, 신경노화 등을 예방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국국립노화연구소는 1988년부터 원숭이를 대상으로 생후 1세, 3~5세, 15세 이상 등의 3개 군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열량제한을 받은 원숭이들에게는 체지방, 인슐린,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체온, 혈압이 감소하고, DHEA나 멜라토닌 감소가 지연되는 신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최근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서투인(sirtuin)이 연구되고 있다. 서투인은 식물에서도 발견되는데 식물의 씨앗들이 동면상태에서 수천 년을 살거나, 가뭄이나 무더위로 환경이 악화되면 식물들의 성장이 조절되는 것도 서투인의 작용으로 보고 있다.
서투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적포도), 부테인, 쿼세틴 같은 식물성 노화방지 성분들도 서투인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통해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노화방지 비타민들과 일부 당뇨약들의 서투인에 대한 작용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노년기에는 입맛이 없다고 적게 먹으면 영양 불균형이 심해져서 건강이 악화되고 질병이 생기기 쉽다.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 같은 것을 골고루 먹되 열량(밀가루, 밥, 육류 등)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은 식사법이다.
적절한 시련이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것처럼 적절한 스트레스(열량제한)가 우리 몸에서 서투인 단백질을 활성화시켜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지나친 소비를 줄이는 절약이 경제에 좋은 것처럼, 균형 잡힌 적절한 영양공급(소식)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대현(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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