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산행지를 잡기에 어중간한 시기다. 산이 동면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봄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남도의 섬을 찾아 해안선을 따라 한바퀴 돈 뒤 등산을 즐기면 좋다. 봄의 입구에서 가족과 함께 섬 산행을 테마여행으로 잡아보자. 봄에 즐길 수 있는 섬 산행지로 입소문이 난 두 곳을 대구지역 안내산행 산악회로부터 추천받았다.
▶소매물도
매물도는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한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일명 글씽이섬) 등 세 개의 섬을 통틀어 말한다. 특히 소매물도와 등대도의 해안암벽이 장관을 이룬다. 본 섬인 소매물도는 면적이 2.51㎢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하며 소매물도 이외에도 대매물도, 홍도, 등대섬(해금도), 대구을비도, 소구을비도 등이 모두 여기에 딸린 섬이다. 이 섬에 약 20가구가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마을 뒤편의 비탈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소매물도의 최고봉인 망태봉 정상에 이른다. 등대섬을 비롯해 수많은 통영의 섬들과 거제 해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천연전망대가 있다. 천연전망대는 글자 그대로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에 파도가 부딪치며 뿜어대는 물보라와 하얀 포말이 오색무지개를 피우면서 연출하는 장엄한 광경은 비경이다. 용바위와 부처바위, 깎아지른 병풍바위, 목을 내민 거북바위, 하늘을 찌를듯 솟은 촛대바위 등이 끊임없이 둘러섰고 사이사이로 바위굴이 입을 벌리고 있는데 그 가운데 글씽이굴은 배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통과할 수 있어 한층 묘미가 있다. 등대섬 가는 길의 몽돌밭은 하루 두 번 본 섬과의 길을 열어준다. '모세의 바닷길'을 소매물도에서도 볼 수가 있다. 소매물도나 등대섬은 천혜의 갯바위 낚시터이기도 하다. (추천=지홍석 산정산악회장)
▶사량도=행정구역상으로 통영시에 속하는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약 1.5㎞의 거리를 두고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량도는 윗섬에만 2천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지 않은 섬인데다 연 20만 명의 관광객들, 특히 주말이면 약 5천 여명의 관광객들이 등산과 낚시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면서 섬 전체가 활기를 띤다. 등산과 해수욕은 주로 윗섬에서, 낚시꾼들은 아랫섬을 주로 찾는다.
윗섬에는 육지의 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는 작지만 산행코스나 암릉미에 있어서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지리망산, 일명 '사량도 지리산'이 솟아있다. 일반적으로 돈지리를 기점으로 하여 지리산(398m), 불모산(399m)을 거쳐 옥녀봉(291m)으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는 약 6.5km로 산행에는 총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빼어난 암릉과 바위 봉우리들로 인해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모으는 곳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끼고 외줄타기와 사다리타기, 철계단을 통과해 정상에 서게 되면 발 아래로 남해 푸른 바다와 들쭉날쭉한 지리산 능선 좌우로 바다 저편에 떠있는 섬들의 정겨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추천=김승제 설악산장산악회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