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한자락)국악교육자의 필요성

입력 2007-03-06 07:31:34

지난 겨울, 국악교육의 정체성과 관련된 세미나를 포항 바닷가 옆에서 가졌다. 세미나에서 강연을 맡으신 분이 그 분을 닮은 손이 많이 간 시집 한 권을 꺼냈다. 그리곤 시를 읽고서 연상되는 것들을 떠 올려 보게 하였다.

그 중 안도현 시인의 「그리운 여우」 '겨울 강가'에서 라는 시를 읽어 내려갔다.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곳을 찾은 많은 이들이 강은 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단다.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어린 눈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을 '강'은 표현하고 있단다. 겨울 강가에서의 '강'처럼 우리 국악교육에 대한 마음도 '강'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

어린 눈발이 강물 속에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듯 서양문화에 젖을 아이들을 안타까워하는 '강' 같은 마음을 지닌 '우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서양문화 및 음악에 길들여진 강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일 합방 후 우리의 교육이 우리 것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채 일본의 서양문화를 받아들였고, 전쟁 후 우리의 교육 또한 자국 문화를 소홀히 하며 50년을 보냈다. 이로 인해 우리 문화 및 음악에 대해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마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제 모습을 가진 어린 눈발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듯 우리 문화 및 음악에 대한 정체성을 지키고 교육하려는 강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 즉, 우리 문화 및 음악을 위한 '우리 음악 교육자'가 필요하다. 우리 음악의 정체성을 아이들의 교육을 통해 생활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국악교육자'야 말로 지금의 생활 문화를 우리 음악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은 많은 이들이 서양문화와 음악의 모습을 가진 '강물'이다. 우리 문화에 대한 변화를 꿈꾸는 자라면 '국악교육'에 관심을 가져보라. 그리고 10년 뒤를 가만 눈 감고 상상해보라!

김신표(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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