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후보 지각변동…'전통적 주자군' 본격 행보

입력 2007-03-02 10:03:02

앞서던 정운찬 盧 공격·유시민 黨 공격받아

여권 대선주자 군 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좀처럼 언론을 타지 못하던 '전통적 주자군'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되는데 반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 '신흥 주자군'에 대해서는 견제 세력이 늘면서 위축되는 분위기다.

전통적 주자군 중 한 명인 정동영 전 의장은 최근 탈여의도 정치를 표방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경남 지역을 방문해 영농·상공인들과 만나 영남지역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3·1절에는 경남 합천에서 일해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과 토론회도 열었다. 이같은 영남권 공들이기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주자 가운데 호남 지지도가 가장 높은(20%) 것으로 나타나자 영남권으로 지지율을 전이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김근태 전 의장도 최근 대권도전에 대한 의사를 확고히 하고 정국구상에 주력했다. 당 의장 임기를 마친 직후부터 대외행보를 자제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민주평화연대 소속의원들과 민청학련 사건관련 동호회원 등 40여 명과 만나 대선주자 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생정치 모임의 천정배 의원도 7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자신의 출판 기념회를 계기로 보다 분명한 대권도전 의지를 밝힐 예정. 이어 12일부터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8개 권역서 민생정치 토론회를 열고 해당 지역에서 지역조직도 발족하는 등 대권행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들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 속에 일부 신흥 주자군들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견제 속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정운찬 전 총장 경우 최근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의 실제 공격 대상으로 알려지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은 1일 "고건 전 총리를 '실패한 인사' 발언으로 주저 앉힌 것처럼 정 전 총장에 대한 공격이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장관은 당의 '주적'이 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이 최근 "정치인 장관들은 당적정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당적을 가진 장관은 유 장관을 포함, 4명에 이른다. 하지만 우상호 의원은 "장관의 당적정리 얘기하는 사람들의 핵심은 유 장관이다. 다른 장관들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당내 반 유 장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의 당적정리 요구에 대해 유 장관측은 2일 "당적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현재로서는 탈당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당이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아닌 공식입장으로 정리되면 사정은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해, 당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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