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뜻한 겨울, 봄 빨리 불렀다!

입력 2007-03-01 13:11:56

봄이 빨리 다가온 것은 겨울이 유난히 따뜻했기 때문. 지난 겨울은 1907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뜻했다. 전국 60개 주요도시의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3위를 차치한데다 인천, 대구, 수원, 청주, 울산, 제주 등 6개 도시의 평균 기온은 관측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것.

지난 겨울 대구지역의 평균기온은 12월이 3.6℃, 1월이 3.3℃를 기록했으며, 2월 22일까지의 2월 평균기온은 5.7℃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5년 12월 -0.3℃, 2006년 1월 2.6℃, 2월 3.1℃와 10년 전인 1996년 12월 2.8℃, 1997년 1월0.3℃, 2월 3.4℃와비교해도 크게 높아진 기온이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날짜를 세어봐도 크게 차이가 난다. 이번 겨울 3개월 동안 영하로 기온이 내려간 날은 고작 37일, 지난해에는 63일이나 영하의 기온을 보였다. 또 올 겨울에는 2월 22일까지 10℃ 이상의 따뜻한 낮 최고기온을 보인 날이 31일이나 됐지만 지난해에는 13일에 불과했다.

올 2월 기온은 가히 '겨울 속 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2월 7일의 낮 최고 기온이 18.1℃까지 치솟으며 사상 유래없는 따뜻한 날씨를 보였으며, 2월 6일은 16.9℃, 21일은 16.8℃씨의 평년 3월 하순에 해당하는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제대로 된 눈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7일과 올 1월 6일, 27일 등 3차례 눈이 내리긴 했지만 따뜻한 날씨로 금세 녹아버리거나 비로 바뀌어 적설량은 0을 기록했다. 하지만 10년 전인 1997년에는 모두 11차례 대구 지역에 눈이 왔으며, 5년 전인 2002년에는 9번, 2005년에는 모두 16차례나 눈이 내린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대구가 유난히 따뜻한 겨울을 보낸 것은 가속화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현상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엘리뇨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 한반도의 기후가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것은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100년간 세계의 기온은 평균 0.74도 상승했으나 한반도는 두 배가 넘는 1.5도 상승했다. 기상청이 안면도에서 측정한 한반도 주변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온실효과도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인구밀도와 도시화도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지난달 8일 "우리나라의 겨울철이 1920년대에 비해 한 달가량 짧아졌고, 100년 후에는 15일 더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상승하는 기온 때문에 올 여름 무더위에 대한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평균 기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더운 여름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영국 기상청 역시 올 세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4℃높아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벌써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다는 성급한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 만약 아열대 기후가 된다면 우리나라 산업지도는 점차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날씨와 관련 있는 산업이 무려 7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곧 '돈'이 되는 세상, 점점 높아져만 가는 기온을 잡을 방도는 없는 것일까?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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