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욕 먹는다" 전입 한달된 의경 투신

입력 2007-02-26 09:19:33

경찰의 전·의경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1년 새 전경 2명이 군 생활에 적응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구타 등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의경이 진정하는 등 전·의경 관련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이는 신입 전·의경들이 고참의 가혹행위와 폭언 등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25일 11시 50분쯤 대구 중부경찰서 112 타격대 소속 이모(22) 이경이 4층 대강당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유서 등을 근거로 이 이경이 군 생활에 적응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및 고참의 가혹행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유서에는 "이 곳은 나의 미래를 앗아갔다. 나는 고참에게 뒷담화거리, 조롱거리,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매일 욕을 먹는다. 눈 앞의 장벽은 철옹성 같이 두껍다." 등 폭언과 내무반 생활의 어려움 등 절박한 심경이 담겨 있었다. 이 이경은 지난해 11월 27일 입대, 지난달 19일 중부경찰서에 전입했다.

이에 대해 중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생활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구타 등 가혹행위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쯤 대구경찰청 홈페이지에 "고참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맞는 등 구타를 당했다."라는 내용이 게재돼 경찰이 진상 조사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장모(22) 일경 등 5명이 고참 5명으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수개월 동안 집단 구타 당한 사실을 확인하고 고참 5명에 대해서는 영창 10일, 담당 중대장과 소대장 등 5명은 징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해 4월에는 전입 열흘도 안된 대구경찰청 703전투 경찰대 소속 박모(21) 이경이 외출 중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자 유족이 국가 인권위원회 제소, 인권위의 감찰 조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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