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고파 술 지게미…선생님과 울던 그때의 추억
"앗, 이거 술냄새 아이가!"
수업시간에 늦은 아이가 술에 취해 있다. 선생님은 "이런 놈이 어딨노!"라며 뺨을 때렸다. 그러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선생님! 술을 먹은 게 아니고 아침 밥이 없어 술 지게미를 먹고 와서 그렇심더." 술 지게미는 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다. 순간 선생님의 손발이 얼어붙었다. "......아!" 아이들과 선생님은 서로 안고 한참을 울었다.
숨겨온 슬픈 추억을 고희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해준다. 권우용 수필집 '아버지의 새벽편지'(해조음 펴냄)는 가난해서 가슴 아팠던 어린 기억들과 그럼에도 행복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희에 들려주는' 이란 부제가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지은이의 삶의 태도가 묻어난다.
첫째 장 '가슴 아픈 추억들'에서는 '술 지게미'뿐 아니라 어린 시절 어머니의 '회초리', 20년 240개월동안 매달 6천880원을 저축한 아내의 통장, 청천벽력 같던 IMF 등 가난하게 살아온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둘째 장 '욕심 하나 버렸더니'와 셋째 장 '나는 왜 즐거운가'에서는 지은이의 행복론을 감동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지은이는 일본에서 태어나 대구 대건 중·고교를 졸업한 이후 진주에서 농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눈물겹게 살아온 필자의 인생과 그것을 뛰어넘은 삶의 철학과 가치관이 새벽편지처럼 진솔한 글에 잘 묻어난다. 오는 3월 2일 대구 포시즌 예식장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254쪽. 9천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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