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한 노천탕에 몸을 담근다.
부드러운 물살이 온 몸을 감싸며 팽팽했던 일상의 긴장이 녹아내린다.
하늘과 산과 계곡이 한 눈에 펼쳐진 탁 트인 전망.
막바지 겨울바람이 속절없이 귓전을 살랑거릴 뿐,
시끄러운 세상살이는 저 만치 떨어져있다.
물의 휴양지 온천.
실내서 답답하게 몸만 담그던 시대는 지난 듯싶다.
계절을 그대로 즐기며
쾌적하고 안락한 휴식으로 묵은 피로를 풀고
새롭게 건강을 충전할 수 있는 휴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
온천기행이 물의 세상과 만나는 낯설음과 설렘으로 바뀌고 있다. 뜨거운 물 속에서 턱이 찰 정도로 오랫동안 몸만 담그고 있는 온천욕은 이제 옛 일이다. 물이 주는 부드러운 흐름과 수압을 이용한 신체별 안마와 마사지, 침 효과를 두루 누릴 줄 알아야 제대로 된 온천을 즐겼다고 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건강을 얻고 안락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할 새로운 온천체험을 위해 경북 울진군 덕구온천 스파월드를 찾았다.
◆테마온천수와 함께하는 건강이벤트
수(水)치료 전용 풀인 테라쿠아에 몸을 담그자 바닥에서 솟아난 기포가 부드럽게 몸을 감싸는 촉감이 안락하다. 몸을 비스듬히 눕히자 허벅지와 종아리, 허리와 어깨부분에서 물줄기가 쏘아져 나온다. 부력을 이용해 물속에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자 전신에 물세례가 전해진다. 뭉쳤던 근육이 하나 둘 풀린다. 이어지는 목 근육 샤워과 기포욕, 버섯분수 아래에서 맞는 물줄기에 한참을 몰두하다보면 시간을 잊는다.
테라쿠아가 건강을 테마로 한 온천휴양이라면 스파액션은 물놀이가 가능한 공간이다. 미끄럼틀과 아쿠아포켓, 수영장 레인이 있어 가족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금상첨화이다.
실내에서 몸을 데웠다면 야외에 마련된 노천온천은 일상의 무료함과 피로를 씻기에 더할 나위 없는 청량제가 된다.
레몬과 자스민 향이 피어나는 탕에 몸을 반쯤 담그면 차가운 바깥공기와 따뜻한 온천기운이 몸을 감싸는 순간, 심신의 찌꺼기는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리고 300년 된 편백나무로 만든 원목탕에서 바라보는 응봉산(998.5m)의 운치는 세상시름을 잊기에 충분하다.
온천욕이 지겨울 즈음, 맥반석 동굴 사우나에서 땀을 흠씬 빼고 인공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아도 좋다. 스트레스가 씻겨나가며 원기가 되살아난다.
몸이 제 활력소를 찾아서 일까. 노천탕과 연결된 야외 선탠장에서 맨몸으로 맞아보는 겨울바람이 춥다기보다 상쾌하게 느껴진다.
▷온천 이용료: 대중탕 주말 6천원, 평일 5천원, 어린이 3천500원. ▷스파월드 이용료:성수기(방학과 명절연휴기간) 1만5천원, 비수기 1만원.
▷4인가족 기준 덕구호텔 이용: 1박2일에 17만~20만원선.
◆원탕을 찾아 나선 산행 길
덕구온천 원탕은 응봉산 해발 500m지점 암반에서 자연 용출되는 온천수로 유명하다. 더욱이 이 원탕을 향해가는 응봉산 덕구계곡의 왕복 8km 코스는 기암괴석과 맑은 계곡물로 절경의 협곡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코스가 아름다운 이유는 2002년 태풍 루사의 피해로 계곡이 허물어진 이후 새롭게 정비하면서 계곡을 잇는 13개의 다리를 세계적인 명물다리의 특성과 형태에 맞게 축소된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다.
계곡은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시작되며 길은 평탄해 노약자나 어린이도 별 힘 들이지 산행을 할 수 있다. 계곡의 반대편에는 원탕에서 뽑은 온천수를 아래의 온천지역으로 끌어주는 수로관이 이어진다.
금문교를 지나 삼림욕을 겸한 여유로운 산행 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명소는 선녀탕이다. 하버교(호주)와 어우러진 선녀탕은 승천한 용이 내려와 선녀들과 가무를 즐겼다는 곳이다.
한참을 올라가자 바위를 섯돌아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 쳐다 본 곳은 용소폭포. 폭포가 시작되는 바위 사이에 크네이교(독일)가 가로질러져 있다. 이 곳은 이무기가 응봉산 여신의 도움으로 용으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폭포수가 모이는 용소는 일명 마당소라 불릴 만큼 넓다.
중턱에 다다르면 100일기도를 통해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한 총각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효자샘과 고종이 명성황후를 위해 지은 건천궁의 취향교가 산행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이윽고 다다른 온천의 원탕.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 바위 틈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김을 뿜으며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하루에 뿜어지는 양은 약 4천 여톤(41.8℃). 현재는 온천수의 낭비를 막기 위해 용출을 자제하고 있다. 원탕 한 편엔 족욕탕이 있어 산행으로 아픈 발의 피로를 풀 수도 있으며 맞은 편엔 소원을 빌면 영험하다는 응봉여신을 모신 산신각이 함께 있다.
▷소요시간은 대략 2시간.
◇가는 길=대구포항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7번 국도를 접어 든 후 계속 올라가다가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 교차로에서 좌회전, 응봉산 방향으로 진행하면 덕구온천관광호텔이 나온다. 대구에서 2시간 30분~3시간 소요.
▨경북지역 온천지
◇문경종합온천=문경 주흘산 자락에 있으며 황토색 칼슘중탄산 온천과 알칼리성 온천이 솟아나는 복합온천지로 석회암석에서 용해된 미세석회질에서 나오는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노천탕, 맥반석 찜질방, 증기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어른 6천원, 어린이 5천원.
◇소백산 풍기온천=불소가 함유된 약알칼리성 유황온천으로 관절염과 신경통, 동맥경화에 효과가 있다. 인삼의 고장답게 온천에 인삼을 활용한 인삼사우나탕과 건식황토사우나 등의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다. 어른 4천500원, 어린이 3천원.
◇예천온천=군에서 직영하는 온천으로 부존량이 많아 100% 천연온천수를 사용하고 있다. 수질은 강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으로 입욕 후 느낌이 부드럽고 피부에 탄력을 줘 피부미용과 피부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 어른 4천500원, 어린이 3천원.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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