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자에 사랑 베푼 한국이 너무 좋아요"
20일 밤 경산시민회관에서 처음으로 열린 외국인 페스티벌. 장기자랑으로 금상 은상을 받은 사람들과는 달리 필리핀 출신 이자넷(43) 씨는 15년 동안의 성공적인 정착 스토리를 얘기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동상을 거머쥐었다.
"동부동에서 남편과 함께 버섯농사를 지으며 육체적으로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너무나 행복합니다."고 또박또박 말문을 열었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어학연수를 온 동갑내기 남편 이상우 씨와 6개월간의 열애 끝에 지난 1992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이후 따뜻한 한국인의 이웃사랑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첫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친절하게 영어로 출산 과정을 도와주며 인술을 베풀어준 산부인과 원장, 경산으로 이주한 이후 여성회관에서의 한글, 전통예절, 생활윤리 교육,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가르쳐준 자원봉사자들, 정겹게 대해준 이웃들.
그는 "한국을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기도록 다른 외국이주자들에게도 이방인이 아닌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주세요."라고 호소해 참석한 청중 1천여 명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씨의 호소가 있자 국제결혼으로 경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과 가족, 유학생 등 400여 명은 환호를 지르는 등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결혼이주자와 유학생 10여 명이 나와 노래, 발레, 우리말 경연 등 다양한 장기자랑을 벌였으며 경산시청 여직원 8명은 일본어와 수화로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는 등 3시간여 동안 각종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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