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충돌 위험수위

입력 2007-02-20 09:51:26

李 김유찬·박근혜 커넥션 의혹 제기…朴 박사모 회원 총동원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들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결국 갈라서게 되는가.

정인봉 변호사에 이어 이 전 시장의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냈던 김유찬 씨의 폭로회견 등 이 전 시장을 겨냥한 후보검증론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한나라당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이 지난 1996년 선거법위반 재판을 받을 때, 위증 교사를 했다는 주장을 편 김 씨는 이 전 시장 측의 대응을 지켜본 뒤 금명간 추가로 폭로 회견을 할 움직임이다. 그는 "위증교사에 관련된, 이 전 시장 측근들이 이메일로 진실을 얘기해준 흔적이 남아있다."며 "(이 전 시장이) 계속 거짓말을 하면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전 대표의 팬 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역시 회원들에 대해 총동원령을 내려 이 전 시장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을 전파시키도록 했다.

박 전 대표는 검증론 배후설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이) 어거지로 지어내는 것도 네거티브"라고 일축한 뒤 "(검증하지 않으면) 국민은 사실을 잘 모르게 된다."고 검증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신동철 공보특보는 "이런 무책임하고 무의미한 경선준비위원회의 검증으로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경선준비위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폭로전으로 이 전 시장 측은 격앙돼 있는 가운데 김 씨와 박 전 대표 측 간의 커넥션 의혹 등을 캐고 있다. 김 씨가 추가 회견을 통해 또 다른 공세를 펼 경우 전면전에 나설 움직임이다.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형준 의원은 "김 씨는 배신과 폭로·협박·공갈로 점철된 인물로, '김대업 수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난한 뒤 "김 씨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지우고 여러 조치를 취할 생각이지만 시점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 공방전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지만, 결별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보는 측도 있다. 이번 대선은 후보개인이 아니라 세력간 싸움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지고 있는 만큼 탈당하는 쪽의 파괴력이 이전 대선보다는 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후보검증 논란이 확산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선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다른 주자들의 입지가 커질 수 있으며, 여권의 잠재후보들에게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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