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장법인 주총 시즌…배당↓ 소액주주 힘↑

입력 2007-02-20 08:57:56

주총시즌이 시작됐다. 대구·경북지역에 본사를 둔 12월 결산 상장법인 90곳 가운데 28곳도 20일까지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 주주총회는 과거 볼 수 없었던 소수주주들의 힘이 지역 상장법인들에서도 나타나기 시작, 주총 과정에서 '뜨거운 설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한 상장법인들의 배당수준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소액주주의 힘!

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는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12곳과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16곳이 정기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기업 중 올해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소수 주주 제안'을 안건으로 처리하는 대동공업(주)과 조일알미늄(주).

농기계 생산업체인 대동공업(대구 달성공단) 경우, 다음달 9일 오전 9시 30분, 경남 창녕군의 회사 훈련원에서 주총을 여는데 이번 주총에서 소수주주들이 사외이사 후보 1명과 비상근감사 후보 2명을 선임하겠다는 소수 주주 제안을 냈다.

소수 주주들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임원 선임 등 경영참여 빈도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일알미늄 역시 회사 측은 최대주주에게 1주당 150원, 그 외 주주에게는 1주당 400원을 배당하겠다는 배당안을 냈지만 소수 주주들은 이에 맞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무배당, 그 외 주주에게는 1주당 5천 원을 배당하라는 안을 소수주주 제안으로 내놨다.

소수 주주 제안이 나온 이들 두 회사는 주총에서 과연 소수 주주의 제안이 받아들여질지,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소수주주들이 수도권 본사 기업 위주로 활동을 펼쳐왔으나 최근엔 지방 상장기업으로까지 그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이들 소수주주들은 회사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소수주주의 행동 실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해온 보수적 성향의 대구경북지역 오너기업인들은 상당히 당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은 얼마나?

주총 일정을 확정한 상장법인 28곳(유가증권시장 12곳, 코스닥 16곳)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경우, 배당안건을 주총에서 다루는 기업은 9곳, 배당 안건이 올라오지 않은 기업은 3곳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6곳 중 배당안건이 있는 기업은 11곳, 배당이 없는 기업은 5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가운데 지난해 배당을 했는데 이번 주총에서 배당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곳은 평화산업(주)과 (주)대호에이엘. 평화산업은 지난해 1주당 100원, 대호에이엘은 지난해 1주당 30원의 배당을 했었지만, 올해는 배당이 없는 것으로 증권선물거래소는 파악했다.

또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대동공업(400원→350원) ▷동일산업(1천원→750원) ▷한국전기초자(750원→500원) 등 3곳 경우, 배당은 하지만 배당금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일지테크(30원→15원) ▷LG마이크론(1천원→500원) ▷푸드웰(1천원→500원) ▷새로닉스(40원→30원) ▷엘앤에프(소액주주 100원→50원, 최대주주 100원→30원) 등 5곳이 지난해보다 배당금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서경호 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장은 "지난해 원자재값 상승, 환율급락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 배당수준이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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