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술 한류 열풍…외국인 의사 수십명 유학

입력 2007-02-16 10:29:35

"선진 성형술 배우자" 같은 동양인 얼굴 장점

대구의 앞선 의술(醫術)을 배우려는 외국인 의사들의 발길이 잦다.

국내 의대 교수와 의사들이 선진 의술을 익히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의학 유학이나 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관례이지만, 일부 분야에선 외국 의사가 공부를 위해 대구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대구 요셉성형외과에는 최근 중국인 의사 12명이 4일 동안 성형수술법을 배우고 갔다. 중국에서 부유층을 중심으로 성형수술이 유행하면서 '과외'를 받기 위해 '성형수술 강국'인 한국을 찾은 것. 특히 이들 가운데 4명은 주름을 없애는 수술까지 받았다.

이영주 원장은 "대구의 성형의술 수준이 높은 편인데다, 서울에선 성형수술을 배우기가 쉽지 않아 대구를 선택한 것 같다."며 "중국 의사들로부터 정기적인 교류 요청도 있었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성형전문의 3명은 지난 7일 이경호 성형외과에서 기법을 배웠다. 말레이시아의 성형의술은 한국보다 5년쯤 뒤떨어져 있는데, 최근 성형붐이 일면서 선진 의술을 배울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 말레이시아 의사 렁와이콩씨는 "서양의술을 배웠는데 우리 얼굴은 동양인이다. 동양인에 맞는 성형술을 배우러 한국에 왔다."며 "한국의 성형의술은 간단하면서도 안전하고 새롭다."고 말했다.

이경호 원장은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배웠던 경험을 생각하면 다른 나라 의사들이 우리 성형의술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도 즐거운 일"이라며 "성형의술을 전수하는 것도 문화사업"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성형의사들은 직접 성형시술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간호사들의 업무까지 사진을 찍는 등 열의를 보였다.

중국의 한 군병원 조교수로 있던 의사는 대구가톨릭대병원 박대환 교수에게 3개월 동안 눈 성형 수술을 배우고 지난 1월 귀국했다. 대구가톨릭병원과 학생 연수 및 공동진료 협약을 맺은 중국 하남중의학원은 대구에 의사들을 파견, 연수를 시킬 예정이다. 또 계명대 의과학연구소에는 기초 의학 분야의 박사과정에 있는 인도인 사바리쉬 라마찬드라 씨가 2년 전부터 부인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에서도 오는 3월 중국인 의사 1명이 심장병 치료를 배우기 위해 순환기내과에서 연수하게 된다.

대구에서 가장 많은 외국 의사들이 거쳐 간 곳은 경북대병원 모발센터. 모발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김정철 교수로부터 배우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 의사는 일본, 이태리, 중동 국가 등 19개국 20여명에 이른다.

서명수·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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