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봉 쇼크'에 한나라당 분열 위기

입력 2007-02-15 10:32:28

'정인봉 파문'이 한나라당 분열의 뇌관이 될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 법률특보인 정인봉 변호사가 빠르면 15일 오후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의혹 폭로를 강행할 움직임이며, 이에 맞서 이 전 시장 측도 정 변호사는 물론 박 전 대표까지 연일 맹비난하는 한편, '의혹 폭로를 위한 사전 기획설'까지 부각시켜 향후 상황에 따라 맞대응 폭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의혹을 조사할 검증위원회가 친이-친박 인사들 간 힘겨루기 조짐을 보이는 것은 물론, 정 변호사 징계문제를 다룰 윤리위원회도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에 대해 위원직 사퇴를 종용하면서 친이-친박 간의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검증위를 당 외부의 중립적인 인사들로 재구성, 검증을 제대로 할 것"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검증문제를 둘러싼 후보들간의 논란도 확산되는 국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보경선 과열에 따른 당 분열을 막기 위해 '당 중심 모임'이나 '희망 모임' 등 중립을 표방하는 모임이 잇따라 발족되고 있으나, 이들간에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측의 국회의원 줄세우기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립모임 멤버들조차 이에 휩쓸리고 있는 것.

정 변호사는 14일 "윤리위에 자료를 내고 소명을 한 후 곧바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뒤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치밀하게 기획된 정치공작"이라 맹비난한 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정 변호사는 물론, 박근혜 의원도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아울러 "최근 공개된 박 전 대표 외곽 조직인 '아름다운 공동체'의 회의록만 봐도 박 캠프가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 방식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의에는 정 변호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혹 제기의 사전 기획설 근거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이 전 시장이 자신에 대한 흑색선전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등 불만을 토로한 데 맞서 박 전 대표는 14일 "한나라당은 이미 두 번이나 정권 창출에 실패했고, 또 실패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검증은 필요하다."고 검증론에 계속 불을 지피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