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의로운 소' 박제화 추진 논란

입력 2007-02-13 09:39:56

"숭고한 뜻 기리는 일" "두번 죽이는 몹쓸 짓"

상주시와 의우테마사업추진위원회가 '의로운 소'(본지 1월12일 7면 보도)의 박제화(剝製化)를 추진하자 '숭고한 뜻을 기리는 일'이라는 주장과 '두번 죽이는 몹쓸 짓'이란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살아 생전 자신과 정을 나눴던 이웃 할머니의 죽음을 슬퍼했던 의로운 소는 지역주민들의 지극한 보살핌을 받아오다 지난 달 11일 19세의 나이로 자연사 해 12일 상주 사벌면 삼덕리 전통의례관 곁 야산에 묻혔다.

상주시는 이 무덤을 '의우총'(義牛塚)으로 이름짓고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의우테마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의로운 소의 뜻을 후세에 알리기로 했다.

추진위는 지난 달 말 장례를 치른지 18일 만에 무덤속에서 의로운 소를 꺼내 내력과 행적에 대해 후세에 알리고 귀감이 되도록 하고자 박제화를 추진해오고 있다.

1천650만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박제화 사업은 경기도 일산 동물박제 전문가에게 박제와 골격모형을 의뢰해 놓고 있다. 이미 70% 정도의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오는 6월쯤 완료돼 상주박물관이나 의우총 인근 등에 세워지게 된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들은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미 무덤을 만들었다가 다시 파헤친 것은 몹쓸 짓"이라며 "필요하다면 의로운 소 모형으로도 충분히 숭고한 뜻을 이어갈 수 있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추진위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박제 의견이 강했는데 갑작스런 죽음으로 장례절차가 바빠 사업이 늦어진 것"이라며 "숭고한 뜻을 후세에 널리 알려보자는 취지를 잘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대한호국불교미륵선종측은 12일 의우총을 찾아 진혼제와 넋풀이 등으로 의로운 소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위령제를 지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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