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합격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보통의 민주적인 시민을 양성하고자 하는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으로는 학생들의 영재성을 찾아내고 길러주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해 대구 출신 신입생 6명 모두 교육청이나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을 다닌 학생들이다. 초등학교 때 대구교대 영재교육원을 다닌 학생은 안가람, 장준오 군. 지역교육청 단위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에는 김영우, 장준오, 최필훈군이 다녔다. 이신화 양과 안가람, 장준오, 최필훈 군은 경북대 영재교육원 동기생들이다. 대구과학고 영재교육원은 이신화 양과 김영우, 김지수, 안가람, 장준오 군이 이수했다. 장준오 군은 4개 영재교육원 모두를 거쳤다.
학생들은 영재교육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의 공부를 깊이 있게 중점적으로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스스로 실험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점, 교과 과정 외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장점으로 소개했다.
영재학교 준비는 대부분 영재교육원 공부와 선행학습을 병행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졌다고 했다. 최필훈 군은 "중1 때는 창의력 위주로 공부를 했고, 2학년 때는 고교 과정 선행에 중점을 뒀으며 3학년 때는 두 가지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김영우 군은 "중3 들어 고교 과학을 선행하면서 과학논술 문항 풀이를 통해 과학적 지식과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익혔다."고 소개했다. 장준오 군은 "수학이나 생물 등 다소 약하다고 생각한 과목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 선행과 반복 학습을 겸했다."고 했다. 김지수 군은 "중2 때까지 교과 내용과 관련 없는 수학, 과학 책을 많이 읽은 게 도움이 됐고, 중3 들어가는 1월부터 수학과 물리, 화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과목별 학습 방법에서는 다소 차이가 났다. 영어의 경우 이신화 양과 김영우 군은 영어 잡지나 소설 읽기를 즐긴 데 비해 장준오, 최필훈 군은 듣기와 단어, 독해 등 토플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 영재학교는 상당한 수준의 영어 실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모두 영재학교 합격 후 영어 학원에 다니고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고 했다.
수학은 고교 과정 선행학습과 심화에 중점을 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혼자서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수 군은 "학원에 다니면 수학 문제를 푸는 실력을 키우는 데는 좋을 지 모르지만 스스로 푸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며 "영재학교 시험에서도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만났을 때 혼자 힘으로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 과목은 선행학습보다 관련된 책을 다양하게 읽는 것이 더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안가람 군은 "영어와 수학은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했지만 과학 과목은 선행학습이 많이 되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어릴 때부터 손에서 떼놓지 않은 과학 관련 책들이 영재학교 시험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김영우=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독려해 즐거운 마음을 갖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김지수=많이 알기만 하는 사람을 뽑는 곳이 영재학교가 아닙니다. 자기가 아는 지식을 활용하여 자기만의 논리를 써낼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곳이 영재학교입니다. 교과 공부뿐만 아니라 교과 과정과 관련 없는 수학책과 과학책을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안가람=교과 학습도 중요하지만 책 읽기도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인터넷이나 책 등에 나오는 자료들, 특히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잘 쓰면 매우 유용할 겁니다.
△이신화=선행학습이나 경시대회 문제 풀이에만 매달리지 말고 내신도 열심히 준비하세요. 영재학교 입학을 목적으로 하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시각을 넓힐 수 있는 목적으로 공부를 하세요.
△장준오=책을 많이 읽으세요. 힘들 때는 자신만의 피로 해소 방법을 만드세요.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최필훈=노력을 절대 자신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든 책을 읽든 끈기를 갖고 달려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꾸준히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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