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 봅니다. 시청률 100%죠."
인기 드라마 '대조영'(KBS1)의 시청률이 전국 최고인 마을이 있다. 경산시 남천면 송백리. 이 마을 태재욱(66) 씨는 "밭일 하다가도 뛰어와 드라마를 본다."며 "도시에 나간 자식들에게도 '대조영' 방영 시간이 되면 '꼭 보라고' 매번 전화 할 정도"라고 했다.
태종수(74·전 경산시장) 씨는 "말을 타고 비호처럼 달리던 진국공(대중상)의 모습을 드라마로 볼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현재 '대조영'의 일반 시청률은 21% 정도. 그러나 송백리는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한다.
이 마을은 바로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직계 후손들이 거주하는 전국 유일의 집성촌이기 때문이다. 현재 송백리에 사는 영순 태씨 일족은 25가구 60여명. 발해의 전신인 진국(震國)을 세운 대중상(대조영의 아버지)을 시조로 하고 있는 44,45세손들이다.
이들이 이곳에 정착한 것은 400년 전. 926년 발해가 멸망하자 마지막왕(대인선)의 세자였던 대광현이 수만 명의 유민을 이끌고 고려로 망명했고, 그 일부가 문경 영순현에 정착했다. 그러다 임진왜란이 터지자 대중상의 31세손인 태순금 일족이 송백리로 이주해 현재까지 살고 있다.
70년대 부총리를 역임한 태완선(88년 작고) 씨와 60년대 대구시장을 지낸 태종학(97년 작고) 씨가 한집안이고, 원로 탤런트 태현실(65) 씨도 일가이다. 대(大)씨가 태(太)씨로 바뀐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 문헌에 따르면 큰 대(大)와 클 태(太)를 통용하던 고려 태조가 태씨로 사성(賜姓)했다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
태재명(81) 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60여 세대 300여 명이 살았다."며 "어려서부터 교과서에 없는 발해의 역사를 배우며 컸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 중국의 발해사 왜곡에 대해서 더욱 분개했다. 영순태씨 종친회장 태재욱 씨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가 한국인으로 여기에 살고 있는 것이 그 반증 아니냐."고 말했다.
태재옥(72) 씨도 "중국에 가면 태씨나 발해의 후손이 없다."며 "그 넓은 발해 땅을 다 잃어버렸다."고 통탄했다. 이들은 대조영의 후손인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발해의 직계 후손으로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 2005년 해군에 실전 배치된 대조영함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발해탐사대도 지원하고 있다. 해군의 초청으로 대조영함 명명식에도 참석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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