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쪽샘지구 발굴사업 펼친다…75억 투입

입력 2007-02-08 10:33:28

'왕족 돌무덤' 쪽샘지구 '신라 왕궁터' 월성 내부 조사

2천년 역사도시 경주에서 30여 년 만에 쪽샘지구와 월성 내부에 대한 발굴조사 등 대형 발굴 복원사업이 펼쳐진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올해 주요 업무계획 발표회를 열어 경주 시내 대릉원 공원 부근의 신라 고분 밀집지역인 쪽샘지구 발굴을 비롯해 경주 남천에 있던 신라 옛 다리 월정교 복원, 신라 왕궁터 월성 발굴 준비 작업 등을 뼈대로 하는 경주역사문화도시 사업(안)을 발표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부터 5년 동안 75억여 원(추산)을 들여 황오·황남·인왕동 일대의 쪽샘지구(12만 7천여 평)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사적 제17호인 남고루와 사적 제40호인 황남동고분군 일부, 그리고 사적 제41호인 황오동 고분군, 사적 제42호인 인왕동고분군을 포함한다.

이 쪽샘지구는 근대기 이래 민가가 들어서면서 무덤의 윤곽이 거의 사라졌으나 지하에 막대한 규모의 신라시대 귀족 및 왕족들 돌무지 덧널 무덤(적석목곽분)과 함께 부장품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일대에서는 1906년 이후 지금까지 총 59개소에 이르는 유적에서 목곽묘 26기, 적석목곽묘 196기, 기타 유적 117기가 발굴됐다. 학계는 앞으로 발굴조사에서 1970년대 천마총, 황남대총 발굴과 맞먹는 성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2~3년 사이 쪽샘지역 민가의 철거 이전과 토지 매입 보상을 거의 끝내고 유적 정비를 위한 대대적인 기획 발굴을 준비해 왔다. 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학예인력 5명을 충원해 발굴 전담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 완전한 조사에 10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신라 왕궁터 월성의 경우 지하 물리탐사, 디지털 스캐닝 실측 등을 통한 발굴 조사 준비 작업을 시작하는 한편, 발굴 복원 내용과 관련한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월성은 신라 파사왕 22년(서기 101년)에 왕성으로 축조된 뒤 935년 신라 멸망 때까지 신라 왕성으로 활용됐다.

1970년대 이후 성벽 바깥쪽 해자(垓子)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만 수십년 째 지속되고 있을 뿐 본격적인 내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월성 내부에 대통령 전용 별장 신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라고적조사단에게 발굴조사를 명한 적이 있으나 지표면 30㎝를 채 파지 않았음에도 각종 유물이 쏟아져 발굴조사를 중단한 적이 있고, 수차례 도굴이 시도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 과정을 일반에 공개해 발굴 자체를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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