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점점 깊어가는구나. 아마 지금쯤 개울물을 건너려면 몹시 추울 거야. 만약 다리가 제대로 없었던 한 겨울에 버선을 벗고 건너야 할 형편이라면 더욱 힘들었을 거야.
그런데 건너갈 때에는 없던 다리가 돌아올 때에 갑자기 생겨나 있다면 그 기분이 어떨 것 같니? 더구나 한겨울 새벽녘에…….
이 이야기는 에 실려있으니 실제로 신라 시대에 있었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참된 효도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한단다.
우리 대구와 가까운 경주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 이야기는 일곱 아들이 홀로 된 어머니를 위하여 추운 겨울 한밤중에 다리를 놓는다는 내용으로서 교량전설(橋梁傳說) 즉 다리에 대한 이야기란다.
이 이야기는 그 뒤 효불효다리 이야기, 경주칠교전설(慶州七橋傳說), 또는 칠성다리전설(七星橋傳說) 등으로 불리며 지금도 전해오고 있어.
효불효 다리는 경주 동쪽 6리 되는 곳에 있었다고 하는데, 이 다리 근처 마을에 아들 일곱을 둔 홀어머니가 살고있었다는 구나. 이 어머니는 남편을 여읜 지 오래 되었는 데다 이웃에 마을이 없어 퍽 외롭게 지냈지. 그래서인지 이 어머니는 아들들이 잠든 틈을 타서 건넛마을에 있는 홀아비집을 자주 다녀오곤 하였대.
그러던 어느 날, 일곱 아들은 어머니가 추운 겨울에 신발이 젖은 채 돌아온 것을 알게 되었지.
"이 겨울에 냇물을 건너려면 얼마나 발이 시려울까?"
"그래, 우리가 힘을 합쳐 다리를 놓아드리자."
아들들은 이렇게 의논하여 어머니 몰래 다리를 놓게 되었지.
며칠 뒤, 이 어머니는 또 이웃 마을에 놀러갔다가 새벽 무렵에 돌아오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지.
'이상하다. 아까는 없던 다리가 놓여져 있네. 그 참 고마운 일일세.'
그러나 어머니는 곧 그 다리를 아들들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집에 돌아와 보니 아들들이 자는 척하고 있었지만 발이 얼어 있었고, 옷도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지.
'아, 내가 잘못했구나. 지금부터는 밤에 나들이를 하지 않아야겠다.'
그 때부터 이 홀어머니는 밤중에 이웃 마을로 홀아비를 만나러 가는 것을 그만 두었대. 그 때부터 이 다리는 효불효교라고 불렸다는 거야.
왜냐하면 그 다리는 살아있는 어머니에게는 효도하는 다리이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는 불효가 되는 다리였기 때문이지.
또한 이 다리는 일곱 아들이 놓았다고 해서 '칠성교'라고 하기도 하고, 일곱 개의 돌을 놓아 만든 다리이기 때문에 '칠교'라고도 불렸대.
똑같은 일인데도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처럼 효도가 되기도 하고, 불효가 되기도 하는구나. 우리 둘레의 모든 일은 이와 같이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매우 중요하단다.
얘야, 무슨 일이든지 깊이 생각하고 기준을 잘 세우도록 애쓰기 바란다.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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