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 중시되는 것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다.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힘을 뜻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창의성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다.
대구 범일초교는 창의력 수업의 초점을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태도와 능력을 기르는데 뒀다.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수업 상황이 주어지면 학생들의 창의성은 저절로 신장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학교 측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은 자기주도적 학습력과 직결되며, 학습의 단계와 흐름을 이해하고 알게 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학생에게 어떤 문제나 상황이 주어졌을 때 수업 내용에서 익힌 지식체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한다는 것. 피아제(J.Piaget)가 제시한 인지발달이론 중 '동화'(지식의 양적 변화)와 '조절'(지식의 질적 변화)의 단계가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제시했다.
학교 측은 창의력 수업의 전단계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태도를 우선 평가했다. 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은 결과 중심, 점수 위주의 경쟁적 학습관이 팽배해 있으며 전 교과에 걸쳐 학습 부진아는 적지만 단순 암기력만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학원 수강은 많이 하는 반면 학교 수업에는 흥미가 적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조사에 따라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문제해결 과정을 중시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범일초교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북돋우기 위해 수업 모습부터 바꿔 나갔다. 사고의 범위를 넓혀주기 위한 발문 기법을 연구, 많이 생각할 수 있고 활동하게 하는 학습 내용을 선정했다. 또 다양한 학습 동기 유발 방법을 연구했다. 가령 5학년 사회, 도덕 과목의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 주제에서는 환경기초시설 설치로 생기는 다툼을 어떻게 하면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나와 우리'에서는 공익 실천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 등으로 바꿔 진행했다.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을 위해 인터넷 정보도 십분 활용했다. 6학년 2학기 단원의 '지레의 원리로 도르래 설명하기'를 보자. 교사들은 동해 암초에 걸린 잠수함을 끌어 올린 예를 들어 수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뒤 교과서에 실린 도르래 장치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잠수함을 어떻게 하면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지 발표하게 했다. 교사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인터넷에서 암초에 걸린 잠수함 기사를 검색해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4학년 1학기 수학·과학 시간에 나오는 '물건의 무게를 어림하여 보고 실제로 비교해보기' 단원을 예로 들면, 교사들은 '손이 저울'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일까 하는 발문으로 수업을 열었다. 이를 위해 안동 간고등어 염장기법의 소유자인 이동삼 선생의 일화를 컴퓨터 자료로 소개했다. 이 씨는 오직 손을 이용해서 고등어 크기별로 소금의 양을 한 치 오차 없이 재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 학생들은 1kg의 감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소금의 양을 손으로 어림 짐작해보고 수업중에 '왕 간잽이'를 뽑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또 상자에서 모래를 1kg 담고 전자저울을 이용해 1kg에 가장 가깝게 담는 1명을 '모둠 간잽이'로 선발하기도 했다.
특히 ICT활용 기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교내 홈페이지에 '범일공부방', '학년별 학습자료코너'를 설치해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누구나 학습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ICT 자료는 학생의 성취도 수준에 따라 심화·선행 자료로 활용하기도 했고 부진학생 지도 자료로도 큰 도움이 됐다. 학교 측은 "기존 면대면 방법에서 e러닝 콘텐츠 활용 등 교수 기법을 다양화함으로써 학생들이 수업에 더 큰 흥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수업기법을 공유하기 위한 교사들간의 멘토링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같은 학년의 멘티교사를 중심으로 6~9명을 한 팀으로 구성, 수업에 대한 자문을 얻게 했다.
최병고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