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이 내보인 몇몇 희망의 조짐

입력 2007-02-02 11:39:04

민선 地自體長(지자체장)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업무 중 하나는 각종 외부 행사 참석이다. 어느 보통시에서 일 년간의 사례를 꼽아 봤더니 무려 633건이나 됐다고 할 정도이다. 그 바람직하지 못한 惰性(타성)을 깨뜨리겠노라고 새로 선출된 일부 시장'군수들이 나섰다. 충북의 어떤 군수는 아예 취임 첫날 '얼굴 내밀기 행사 불참'을 공언했다. 전남의 한 군수는 엄격한 지침을 마련해 행사 참석을 75%나 줄였다. 다른 몇몇 시장'군수들 또한 행사 참석 대신 지역 발전 비전 챙기기, 기업 유치, 민원인 면담 등등에 주력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근래 관가에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는 또 다른 한 사안은 蔚山(울산)시청 등의 인사 실험이다. 내용은 업무 헌신성이나 능력이 떨어지는 공무원들을 별도의 기구로 배치, 일용직의 단순 업무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근래의 인사에서 摘出(적출)된 사람은 5∼7급 13명이라고 했다. 5급이면 광역시청의 계장, 6급이면 구청의 계장을 맡을 초급 간부직이다. 당사자에겐 굴욕감까지 줄 수밖에 없는 조치이지만, 해당 지방정부들은 '철밥통' 구조를 부수기 위해 이 충격 요법을 도입했다고 했다.

두 사례 중 행사 참석 절제는 선거용 득표 기회를 포기하는 지자체장들의 쉽잖은 결단이다. 충격적인 인사 실험 또한 選擧戰(선거전)에 해가 될지 모를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관측된 바로는 두 실험 모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처음 서운해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시장'군수 행사 불참의 참뜻을 깨달아 환영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했다. 울산의 인사 실험도 현지 공무원들을 일깨웠을 뿐 아니라 전국 지방정부들까지 뒤따르게 하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고 반가운 소식이다. 지방자치가 제 軌道(궤도)를 찾아가는 징조 같아 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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