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법당서 "하이! 붓다"…불교계 현대화 한창

입력 2007-02-01 10:18:47

'하이! 붓다(Hi! Budda).'

목탁소리 낭랑하던 사찰 법당에서 영어강좌가 열렸다. 또 스님들도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 노후복지를 모색하는 등 지역 불교계의 현대화가 한창이다.

대구 도심사찰인 영남불교대학·관음사는 지난달 27일부터 2층 법당에서 불교 기초영어 강좌를 시작했다. 불교용어와 석가모니의 생애, 교리와 사찰안내 등을 내용으로 주 1회(토요일 오후 2~4시) 강좌를 열고 있는 것.

대구·경북지역 사찰에서는 처음 개설된 영어 강좌인데 영어로 불교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나, 우리 불교를 외국인에게 알리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첫날 수강생이 30여 명. 국제포교사 시험 응시예정자나 문화유산해설사 등의 관심이 특히 높았다.

강의는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 버클리대학에 연수를 다녀온 국제포교사 우성연 씨가 맡았다. 영남불교대학 회주 우학 스님은 "지역의 불교문화를 외국에 소개하는 첫 단추를 끼웠다."며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포교에도 영어가 가장 좋은 도구"라고 했다.

봉화 축서사 불교대학에서는 초·중학생 30명씩을 모아 매주 두 차례 무료 영어교실을 연다. 영어교육의 사각지대인 산골마을에서 이루어진 원어민 영어교실이어서 학부모들에게 큰 인기다. 사찰의 영어강좌는 국제화 바람과 함께 포교에도 큰 보탬이 된다는 게 지역 불교계의 평가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주지 성웅 스님)는 스님들의 보험가입을 의무화해서 화제를 모았다. 직지사는 최근 열린 교구종회에서 스님들의 의무적인 보험가입을 결의했는데, 수익금 전액은 승려 노후복지와 불교복지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

말사 주지 스님들을 피보험자로, 수익자를 직지사로 정해 각 말사별로 적게는 5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규모의 생명보험에 가입할 계획이다. 제9교구 본사 동화사(주지 허운 스님)도 보험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동화사 기획국장 각만 스님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우선 노스님들의 연금보험 가입 등을 모색하고 있다."며 "교구 차원의 생명보험 가입 추진이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승려 노후복지 재원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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