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이 대구 도심의 최대 배후 주거지로 뜨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영남대 연장으로 대구 도심과의 심리적 거리감이 사라진데다 굵직한 택지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계획된 전원 도시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3년간 이어져 온 대구 지역 아파트의 '분양가 고공행진'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경산이 대구 생활권 내의 '대안 부도심'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경산은 수성구와 동일한 생활 환경을 누리면서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춘 곳"이라며 "지하철 연장 뿐 아니라 월드컵대로 연장 등의 개발 호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몇 년 내로 일산이나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권 내 최대의 주거단지
대구 인구는 내리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경산시는 인구가 오히려 8천300여 명 늘어났다. 국가 공단 신설 등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성장세가 가장 빠른 도시로 손꼽히는 구미(1만2천 명) 다음으로 경북 도내에서 순인구 증가율이 높은 도시가 된 셈.
경산의 성장은 대구 도심 팽창의 결과다. 수성구 시지 지역 개발이 끝나면서 경산이 수성구를 잇는 대안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택지 개발 지역 내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대구 인구가 경산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
건설사 관계자들은 "올해에만 경산에서 5천 여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으로 있다."며 "내년에도 신규 택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이 붐을 이룰 것으로 보여 경산 지역 인구가 몇 년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개발이 끝난 정평지구와 옥산 1·2지구를 비롯해 백천 지구와 서부 지구 등의 입주가 진행되면서 경산시는 거대한 아파트 숲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한편, 경산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수성구 시지지구와 경계를 접한 23만 평의 새한 부지가 6천여 가구가 들어서는 복합 타운으로 조성되며 월드컵대로 끝자락에 위치한 사동 2지구도 5천여 가구가 입주하는 전원 대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또 아미 공단 부지와 신대·부적지구, 임당 지구 등 굵직한 개발 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어 4-5년 뒤에는 경산시 전역이 전원으로 둘러싸인 부도심의 모습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뛰어난 생활·교육 환경
경산이 대구의 대안 주거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시지 개발이 완료되면서 수성구 학군의 혜택과 함께 쇼핑과 문화 시설 생활 인프라를 고스란히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서부지구와 백천 지구를 비롯,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사동 지구 등 월드컵 대로를 끼고 있는 택지 지구들은 시지 지역과 승용차로 5분 거리 내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시지 생활권'에 속해 있다.
특히 새한 부지가 올해부터 방송국과 할인점 등의 쇼핑센터, 특목고 등이 들어서는 복합 타운으로 개발에 들어가게 되면 월드컵 대로와 인접한 주거단지들은 더욱 편리한 생활 환경 속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경산의 또다른 장점은 내신 비중이 확대되면서 '대안 교육 특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분양대행사 장백의 박영곤 대표는 "지난해 대학 입시에서 경산시 소재 고교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대구에서 경산으로 주소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경산은 대구의 사교육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만큼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투명한 분양 가격
경산 지역에서 신규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신규로 공급되는 택지 지구 내에 위치해 있다. 공공택지는 이미 지난해부터 분양가 심의를 받는 만큼 민간 택지에 비해 '가격 거품' 논란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상태.
한국토지공사 등으로부터 택지를 분양 받은 뒤 일정한 표준 건축비를 더해 분양 가격을 내놓게 되고 지자체 심의를 받아 분양가 결정을 하게되는 구조다.
화성산업 권진혁 영업부장은 "사동 택지 지구 내에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의 경우 정부의 표준 건축비보다 오히려 낮은 도급 금액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며 "경산이란 한계가 있지만 신규 분양 가격이 수성구에 비해 50-7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와 달리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탓에 대출 제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등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장점을 안고 있다.
실제 경산 지역 신규 분양 가격은 30평형대는 500만원 중반, 40평형대는 600만원 전후로 인접한 시지보다 평당 300-400만원 정도 분양 가격이 낮다.
경산지역 부동산 업소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내집 마련에 부담을 가진 신혼 부부나 중대형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경산 수요가 많다."며 "경산 지역내 아파트가 시지와 맞붙어 있어 대구 도심으로의 출퇴근이 용이하고 생활 여건이 양호한 것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