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등 신체증상 호소? '병적 공기 연하증' 의심

입력 2007-02-01 07:42:38

방귀가 잦은 아이들 가운데 질병이나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병적 공기 연하증'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병적으로 공기를 많이 삼켜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생리적 공기 연하증

공기 연하, 즉 공기를 삼키는 것은 신생아에서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구강 내 질환이 있어 타액 분비가 증가한 경우 탄산음료 등 공기가 많이 든 음식, 양배추, 양파 등 장관 내에서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때, 빨대를 사용하거나, 껌을 씹거나, 흡연, 구부정한 자세, 구강 호흡 상태 등이 공기를 많이 삼키게 한다. 들어간 공기는 대부분 다시 배출되지만 한 번 삼킬 때마다 2~3 ㎖의 공기는 장 안으로 들어간다. 체내에 남은 공기가 위와 장 안에 쌓이면 압력이 높아지고 이를 배출하기 위해 트림이나 방귀가 생긴다.

◆병적 공기 연하증

공기를 삼키는 것이 생리적 수준을 벗어나 복통 등 신체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를 병적 공기 연하증이라고 한다. 공기 연하증 환자들은 아침에는 정상이던 복부가 시간이 갈수록 심해져 저녁엔 심하게 팽팽해진다. 이런 경우는 평소 잦은 트림과 방귀를 보이며, 의사가 진찰했을 때 복부의 팽만과 항진된 장운동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배를 두드리면 북소리 같은 공명음이 난다. 위나 장에 공기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음식물이 위나 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기회를 잃게 되고 설사가 생기기도 하며, 영양실조에 빠지기도 한다. 복부 엑스선 촬영을 하면 위나 소장, 대장에 공기가 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신지체나 스트레스가 원인

정신지체인 경우 병적 공기 연하증이 자주 나타난다. 소아나 정신 지체를 가진 사람의 경우 정상인보다 무의식 상태에서 공기를 더 많이 삼켜 병적인 상황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정신지체 환자의 경우 병적 공기 연하증으로 인해 위 괴사, 위 천공 등 급성 수술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복부 팽만의 재발을 막기 위해 위루술(위에 구멍을 내어 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통해 공기를 자주 빼주는 방법을 쓴다.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병적 공기 연하증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주로 심리적 불안이나 욕구 불만, 정서 장애, 학교 공포증, 적응 장애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해소가 우선. 그래도 증상이 지속되면 약물의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동산병원 소아과의 연구에 따르면 진단 뒤 6개월 안에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는 14.3%, 약물을 복용했을 때는 66.7%로 조사됐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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