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의(부처) 연금을 가지고 함부로 말을 흘리고 다니냐?"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일갈'한 것으로 박 장관은 전했다. 유 장관이 최근 언론을 통해 공무원연금개혁의 시기와 방식을 놓고 비판하자 이에 대한 불쾌한 마음을 여과없이 표출한 것.
박 장관의 일방적 공격으로 이날 '소동'을 끝났지만 갈등을 빚는 두 현직 장관이 공교롭게도 모두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박 장관과 유 장관의 출신지는 포항과 경주다.
유 장관은 지난 29일 '국민연금기금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 참석, 올해 초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내놓은 안에 대해 "국민 100명 중 한 명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시기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같이 개혁하는 게 옳다."며 "당사자들(공무원들)이 반발한다고 고치지 못하면 대한민국 전체가 현재 있는 자리에 그대로 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행자부 소관이다. 연금개혁의 시기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유 장관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박 장관으로서는 발언내용도 그렇거니와 자신의 재량권을 침해하는 듯한 자세가 불만이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연금개혁에 대해 불합리한 점을 관계 부처의 장(長)인 자신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언론에 먼저 흘려 행자부가 크게 잘못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언론 플레이'에도 성이 났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나 "(유 장관은) 자기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면 큰 오산"이라며 "특정정책에 대한 해당 장관들이 더 깊이 고민하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 장관과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고도 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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