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래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국가 총량적 발전은 이뤘지만 그로 인한 과도한 수도권 집중, 지역간 불균형, 지역주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초기에는 서울-대구-부산 1자형 개발시대로서 세 도시가 1~3순위의 경제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호남권의 적극적 요구에 의하여 기존 축과 함께 대전-광주-목포로 이어지는 역Y자형 발전 구도를 가지기도 하였다.
한 때는 서해안 시대라 하여 대단위 간척사업 및 서해안 고속도로와 함께 활발한 SOC사업이 추진되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창원-광양-부산을 잇는 L자형 발전축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그간 정부에서는 기존의 경부권 라인에 대비해 서해안 개발과 남부축이 연결되는 L 자형 발전축이 불균형 해소의 전부인양 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추진하기도 하였다.
물론 서해안 개발은 발전 정체지역에 대한 집중투자로서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L자형축이 균형발전의 전부는 아니며 환동해권으로 일컬어지는 동해안 지역 개발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10여 년 전부터 기존 L축에 국도 7호선이 지나는 부산-울산-포항-경주-영덕-울진-강릉을 잇는 U자형 개발론 대두와 함께 국도 7호선 확포장, 동해선 철도 개설·복선화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구체적 완료시기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그래서 최근 동해안권을 중심으로 동해안 고속도로·철도·국제 허브항 건설 등 U자형 개발을 본격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 조작의 연유인지 영남권, 강원권조차 문제 제기를 않고 이것이 균형발전의 완성인양 당연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소외지역 개발이라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지만 이것이 균형발전의 완성이라 할 수는 없다. L자든 U자든 적어도 가장 소외된 경북 북부지역을 포함해 국토를 가로지르는 발전축이 없다는 것은 어쨌든 미완의 개발축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국토의 가로 중심축 가운데에 있는 경북 북부지역은 안동·영주·상주·문경시와 의성·청송·영양·영덕·예천·봉화·울진군 등 11개 시군으로서 이곳은 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을 공동 시행하는 등 아시아적 중심가치인 세계 유교문화의 본산이기도 하다.
이곳 면적은 10,781.3㎢, 도전체의 56.7%로서 제주는 물론 경기, 충북, 충남, 전북, 경남보다 크고 국토면적의 10.8%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구는 도전체의 30%, 총생산은 19.7%에 못 미치는 내륙 속의 사막과 같은 불균형발전의 대표적 지역이다.
그러나 참여정부들어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등 균형발전을 가장 중시하고 최근 서해안의 대표적 낙후지역인 무안-목포-신안지역을 위한 '서남권 종합발전 계획'을 수립, 2020년까지 22조가 넘는 사업비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토도 사람처럼 허리 부분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며 국토의 동서간 단절로 많은 문제가 제기되는 점에서도 국토 횡단축은 균형발전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것이며 국토의 1/10이 넘는 지역을 방치한 균형발전은 있을 수 없다할 것이다.
국토 동서 횡단축의 중요성은 이미 국토 도로망 계획에도 잘 나타나 있다. 현재 서천-공주-상주-의성-안동-청송-영덕을 잇는 동서6축 고속도로가 기본설계 중에 있고 당진-문경-예천-영주-봉화-울진을 잇는 5축 고속도로도 시급한 실정이다.
그래서 기존 L자형 축에다 동해안 세로축을 보탠 U자형에 공주-안동-울진 가로축을 그어 알파벳이 아닌 한글 ㅂ자형 발전축을 구축해야 국토의 1/10이 넘는 심각한 발전 정체지역을 포함한 실질적 국가균형발전의 완성된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로축을 중심으로 남북은 물론 꽉 막혀 있는 동서간의 내적 소통을 통해 균형발전을 완성하고 같은 위도의 공주는 행정 경제적으로, 그 동쪽인 안동을 중심으로 한 한국 정신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면 나라 전체가 정신적, 물질적으로 더욱 수준 높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토발전계획은 장기적으로 100년 이상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보다 거시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하며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ㅂ자형이야말로 국토 균형발전과 대한민국의 먼 장래를 위한 최적의 개발축이라고 확신한다.
김휘동 안동시장(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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