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의 시대…여·야 대선주자 모두 '목청'

입력 2007-01-30 10:50:07

'중도파' 전성시대다. 여·야당은 물론, 대선주자들까지 경쟁하듯 '중도파'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유권자들중 보수와 진보 양 극단 못지 않기 중도성향도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게 이같은 양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중도성향 유권자들을 겨냥한 대선 후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무성 의원이 최근 중도보수 세력의 결집을 주장한 데 이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유권자들의 이념성향 중 중도가 36.9%로 가장 높았고 보수 30.2%·진보27.1% 등으로 나타나는 등 중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주자들은 저마다 중도성향 유권자들을 끌어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이념적으로 중도 세력이 가장 지지하는 후보가 이 전 시장"이라며 "이 전 시장이 중도의 표심을 끌어올 수있어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도 "정책(공약)을 분석하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가장 왼쪽이고 중간이 박 전 대표, 가장 오른쪽이 이 전 시장"이라고 맞섰다.

손 전 지사 측은 "중도세력을 끌어올 수 있는 최적임자인 만큼, 한나라당 지지층으로 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당의 진로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대체적인 기류는 신당 창당, 그것도 중도통합 신당 쪽이다. 여기에는 당내 중진들은 물론,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천정배 의원 등 여권의 대선주자 감으로 꼽히는 인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포기했지만 고건 전 총리가 한때 여권의 유력 후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도 '중도세력 통합'을 내세웠기 때문이란 지적들이 적잖다.

민주당의 경우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을 위한 특위까지 설치한 뒤 정계개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장상 대표도 3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도개혁 세력을 총결집하는 수권정당을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신국환 공동대표 등 국민중심당 측과 열린우리당·민주당 측의 일부 인사들이 회동, 중도적인 신당 창당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각 당에서 당적을 유지한 가운데 3월말까지 의원 30, 40명 규모로 세를 불린 뒤 4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신당 발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이처럼 중도성향으로 쏠리게 됨으로써 정당 혹은 후보들간의 정책 혹은 공약의 차별성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대결 구도가 재연될 수 있다. 호남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한 민주당을 상대로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 일각에서 연대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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