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싱글 '골드 미스' 시대 만개

입력 2007-01-27 15:05:01

빵빵한 월급,짱짱한 명함,당당한 솔로!

▶골드 미스란?=노처녀 세대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 산아제한정책이 실시됐던 시대에 출생한 여성들. 하지만 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생활을 즐기며 자기계발에 돈을 아끼지 않는 30대 싱글 여성을 골드 미스(Gold Miss)라고 부른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결혼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올드 미스'로 불리며 찬밥 신세를 받던 30대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골드 미스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올드 미스는 가라, 골드 미스가 뜬다.'

결혼해서 대가없이 희생하는 '현모양처'가 아니라 경제력과 성공을 원하면서 당당하게 '싱글'의 길을 선택하는 '골드 미스(Gold Miss)'가 늘고 있다. 결혼보다 자신의 행복과 자아실현이 인생의 목표인 '골드 미스' 3명의 생생한 육성 고백을 들었다.

▶언젠가 결혼한다. 하지만 지금은….

"일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못했다. 스스로 '노처녀'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솔로로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자기투자, 자기계발의 시간을 마음껏 가질 수 있다. 새벽 2, 3시에도 친구를 불러서 술을 마실 수도 있고 명절에 주부들이 괴로워하는 스트레스도 없다. 젊은 조카들과 눈높이가 맞는 대화를 나눌 만큼 생각도 젊다고 생각한다.

20대 젊은 시절에 결혼하자면서 쫓아다닌 사람은 있었지만 공부와 일을 위해 모두 뿌리쳤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지만 좋은 사람과 살고 싶은 바람은 있다. 결혼은 40대에 할 것이다. 40이 넘으면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정신적으로나 일에 있어서 프로가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가족을 이루고 싶은 바람은 있다. 부모님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혼자가 된다는 생각에 가족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든다. 마음이 맞는 남자가 나타나면 결혼을 고려해 보겠다. 하지만 결혼하기 위해 구태여 사람을 찾아다니고 싶지는 않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한다."

--진경희(35) 몬도미오 대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

"의류매장에서 14년째 일하고 있다. 숍마스터는 화려한 직업이다. 고객들에게 맞는 의상을 권해 주고 코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숍마스터는 자신을 끊임없이 화려하게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숍마스터를 '살아있는 마네킹'이라고 부른다.

물리적인 나이는 35세이지만 정신적인 나이는 25세이다. 마인드와 패션 등 모든 것을 젊게 하고 다닌다.

이런 내 일이 너무 좋다.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20대 시절을 몽땅 투자했다. 선도 많이 들어왔지만 모두 마다했다. 그 결과 숍마스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일반 직장인보다 3, 4배 정도 많은 봉급도 내가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이다.

하지만 '새내기' 숍마스터로서 성취할 목표가 너무 많다. 고객관리, 패션 어드바이저 등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 억대연봉에도 도전하고 싶다. 결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외롭다고 느낀 적은 없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고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성취감의 즐거움이 더 크다."

--최현정(35) 동아쇼핑 숍마스터

▶자기계발은 나의 힘

"20년째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곧 대리 '꼬리표'를 떼고 과장으로 승진할 것 같다. 연봉도 대구지역 직장인 평균 연봉보다 더 많다.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자기계발에 열심히 투자한 결과가 아닐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하면서 살고 있다. 얼마전 골프도 시작했다. 이제까지 검도, 합기도, 수영, 테니스 등 안해 본 스포츠가 없고 해외여행도 한다. 현재 스노우보드를 배우기 시작했고 도자기 만드는 일에도 푹 빠져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은퇴 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든다. 그래서 자격증 취득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 금융관련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지만 힘들지 않다. 오히려 같은 직장에서 기혼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로 승진시험 준비도 못 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만 하다.

하지만 난 다르다. 인생의 목표에서 결혼은 제외시켰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지점장까지 승진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일에서 성공하고 싶다.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자유롭게 살 것이다."

--차경숙(36) 농협중앙회 구암지점 과장대리

◇ 취업사이트 사람인 설문

직장 여성 10명 가운데 7명은 '골드 미스'의 삶을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최근 20, 30대 여성 직장인 923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골드 미스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15.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골드 미스로 살아갈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무려 68.0%가 '있다.'라고 답했다.

골드 미스가 되기 위한 조건(복수응답)으로는 '직업(고소득 사무직, 전문직)'이 85.0%로 가장 많았으며, '연봉' (56.9%), '개인 보유자산' (37.9%), '취미 생활' (31.1%), '자유로운 연애, 결혼관' (30.4%), '몸매관리' (30.3%) 등의 순이었다.

한편 남성 직장인 921명을 대상으로 '골드 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43.8%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해 부정적이라는 응답(18.7%)보다 더 많았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