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노동자 위한 단체로 거듭나야

입력 2007-01-26 11:33:38

민주노총 5기 집행부가 오늘 출범한다. 올해로 출범 12년째를 맞은 민노총은 그동안 民意(민의)를 대변하는 노동단체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몇 년 새 독선적 조직 운영과 지도부의 비리 등과 맞물려 순수 노동단체의 이미지가 퇴색하면서 사회적 위상도 크게 추락했다. 민노총 스스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겠다던 민노총이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조합원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입후보자들의 고백이 이를 말해 준다.

노동부 통계로 볼 때 2005년 기준 민노총 조합원 수는 모두 64만여 명이다. 2002년 68만 5천여 명을 정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노조 가입률도 지난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10% 선에 불과했다. 게다가 사업장 단위의 민노총 탈퇴는 꾸준히 늘고 있는 실정이다. 민노총의 이 같은 위상 추락은 정치 파업과 과격 투쟁에 치우친 탓에 집행부와 조합원 간 乖離(괴리) 현상이 심화된 때문이다. 이처럼 민노총의 행보가 노동자들의 기대와 크게 어긋나면서 총파업을 해도 조합원 참여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5기 집행부 출범은 민노총의 위상 재정립과 한국 노동운동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채용을 대가로 돈을 받고, 회사로부터 거액을 받고 파업을 끝내는 등 노동권력만이 판치는 현재의 상태로는 희망이 없다. 이제 민노총은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후생, 일자리 창출 등 조합원에 實益(실익)이 돌아가는 노동운동만이 민노총을 되살리는 길임을 새 집행부는 알아야 한다. 나아가 유력한 사회 구성체로서 조화와 협력의 노동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르게 이끌어가는 것도 민노총의 중요한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