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자녀교육기)학문의 초입에 들어선 아이를 보면서 ①

입력 2007-01-23 07:44:12

꿈을 가지고 멀리 미국으로 유학의 길을 떠나, 학문의 초입에 들어선 아이를 보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본준이를 키운 경험담을 말하려 한다. 영재라는 단어에 앞서 자식을 키웠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함으로써 다른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자녀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삼은 △책읽기 △다양한 체험 △최선을 다하기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등 4가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 책읽기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유아시절부터 많은 책을 읽어주었다. 그 중에서도 목소리 흉내 내기(감정 이입)는 책에 대한 관심을 더욱 갖게 하였다. 아이는 잠자기 전에 좋아하는 책을 꺼내 와서 웃을 준비, 흉내 낼 준비를 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행복한 잠자리에 들었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점과 도서관을 데리고 다녔다. 그곳에서 다양하고 많은 책을 만난 아이는 그 시간들을 너무 즐거워했다.

두 살 터울 동생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많은 연극 놀이를 했다. 그때마다 엄마 아빠는 관객이 되어 힘찬 박수를 보내주곤 했다.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잡으면 자리를 뜰 줄 모를 만큼 깊이 빠져들었다. 그 습관은 지금도 계속돼 책을 일을 때 집중력이 무척 높다.

수동적인 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느낀 점, 재미있는 점을 그림이나 글로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책읽기는 아이의 어휘력을 풍부하게 해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게 하며, 사고력을 향상시키고, 풍부한 상상력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또한 창의성을 키워주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지식을 갖게 했다. 지금도 아이는 서점에 가기를 좋아하고 용돈 대부분을 책 사는 데 사용한다.

▶ 다양한 체험

아이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많이 했다.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체험을 위해 여러 전시회, 캠프, 체험장, 공연, 여행 등을 많이 다녔으며 특히 방학을 이용해 전국 곳곳을 누볐다. 캠핑을 하면서 도시 생활에서 할 수 없었던 일, 고적 답사, 산, 바다, 강, 주말농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다녔다. 하동 섬진강에서 재첩을 캐 국을 끓여 먹었는데 신기해하면서 그때까지 안 먹던 조개국도 먹게 되었다. 봉화 청량산 강가에서 고기를 잡기 위해 맨손으로 물장구치거나 에버랜드 개장 시간에 들어가 폐장할 때까지 모든 놀이기구를 빠짐없이 타고 나온 추억도 있다. 아이는 지금도 가족과 함께 한 시간들을 기억하며 즐거워한다. 이러한 추억과 경험들은 아이가 자연스레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게 했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자신의 관심거리를 추구해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오고가는 차안에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대화는 우리 가족의 자랑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대화가 이루어졌다. 일상적인 일에서부터 사회·정치·경제·책·친구·학교생활·고민 등 여러 분야를 이야기했다.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며 따뜻한 격려와 칭찬으로 아이가 말하기를 좋아하게 했고, 깊이 있는 시각을 갖기를 기대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교나 친구들 사이에서 항상 두드러지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양한 체험은 여러 분야를 경험하면서 아이의 장·단점과 관심사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영재성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엄마의 섣부른 결정으로 아이의 재능을 한 분야에만 집중화시키는 경향은 아이의 영재성을 사장 내지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 글을 쓴 전미애 씨의 아들 구본준 군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지난해 9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기 원고를 기다립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느낀 마음, 어려웠던 부분, 소중한 경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전자우편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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