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구나. 그러나 옛 말씀처럼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서도 땅속 저 밑에는 이미 따스한 기운이 자리를 잡는다.'고 하였으니 곧 봄이 오겠지.
지난 여름에 옛 영국 알프레드 왕 이야기를 잠시 한 적이 있지. 그 때 못다 한 이야기가 생각나는구나.
알프레드 왕이 이웃나라인 덴마크의 데인 족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작은 섬에 숨어서 지내고 있을 때의 일이란다.
하루는 왕과 왕비, 시종 한 사람만 빼고 모두 고기잡이를 나갔대. 그런데 누더기 차림의 한 거지가 왕을 찾아와서 먹을 것을 구걸했다는 구나.
왕이 시종을 불러 물었지.
"우리에게 먹을 것이 얼마나 있느냐?"
"네, 빵 한 덩이와 포도주 조금뿐입니다. 폐하."
"빵 반 덩이와 포도주 절반을 이 불쌍한 분에게 나누어주거라."
그러자 시종은 먹을 것이 부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못마땅해 하였지. 그러나 알프레드 왕의 표정이 단호하였으므로 할 수 없었지.
거지는 왕에게 감사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단다.
오후가 되자 고기잡이에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왔지. 그들은 세 척의 배에 고기를 가득 실어 왔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오늘은 이 섬에 온 이래 고기를 가장 많이 잡았습니다."
고기잡이를 갔던 신하들이 매우 기뻐하였지. 왕도 음식 걱정을 덜었다며 웃음을 지었고…….
이윽고 밤이 되었단다.
왕은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날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지.
그 때 한밤중인데도 밝은 빛 한 줄기가 내려 오더래. 그리고 그 빛의 한가운데는 책을 펴든 한 노인이 서 있었고…….
"당신은 누구십니까?"
"알프레드, 나의 자손아! 두려워 말아라. 오늘 네 음식의 절반을 나에게 주지 않았더냐? 믿음과 기쁨으로 내 말을 들어라. 아침 일찍 일어나 데인 족들이 듣도록 나팔을 크게 세 번 불어라. 해가 나무 위에 이르면 많은 용사들이 네 곁에 모여들리라."
그리고는 빛이 사라졌고 노인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대.
왕은 아침 일찍 일어나 육지로 건너갔단다. 그리고 아주 크게 나팔을 세 번 불었지.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 누가 쳐들어온다는 소리 같은데?"
난데없는 나팔 소리에 데인 족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지.
그리고 해가 점점 높이 떠오르자, 매우 용맹한 병사들이 오백 명이나 알프레드 왕 앞으로 모여들었대.
알프레드 왕은 꿈에 보고 들었던 것을 병사들에게 다 말해 주었지.
병사들은 크게 함성을 지르며 왕을 따라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외쳤대. 그리하여 알프레드 왕은 데인 족들을 모두 물리쳤단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자신이 아무리 힘들어도 남을 도울 수 있으며, 그 결과는 반드시 영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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