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교육을 교실에서 실현하기 어렵다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교과 학습과 연계할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적 향상에 가장 민감한 대부분 학부모들 입장에서 창의성 교육이 뜬구름 잡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이런 어려움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창의성 교육을 교과목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늘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대구 문성초등학교는 '교과 학습을 통한 창의성 기르기'를 주제로 교과 학습에 창의성 사고 기법을 적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원구 교장은 "교과 교육을 위한 창의력을 싹을 틔우기 위해 학습 모형 개발, 창의성 교육 기법을 융합한 수업 연구, 교사 연수 등을 시행했다."며 "특히 각종 창의자료는 수업시간에 바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 결과 딱딱한 학습주제는 학생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말랑말랑한 활동으로 창안됐다. 가령 4학년 사회 과목의 '우리 시·도의 자원과 생산활동' 경우 학생들은 "내가 공장을 세운다면 어떤 곳에 세울까?", "대구의 산업단지가 있는 곳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는가?"를 토론하고 발표하는 식이다.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 브레인스토밍, 마인드맵, 육색사고모자 등 사고전략 기법도 적용됐다. 임진왜란에 대해 배우는 시간에서는 임진왜란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가지치기 식으로 발표하게 해 교과수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의 문제점 파악하기'라는 주제도 브레인스토밍 기법이 활용될 만한 주제다. 학생들은 지역 사람들이 겪는 교통혼잡과 주차공간 부족, 쓰레기 투기, 환경오염, 소음 등 생활 불편을 생각나는대로 찾아보고 자신의 입장에서 왜 불편한지 다시 발표한다. 이어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다.
문성초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창의력 프로그램은 '그림 없는 그림 동화 쓰기'. 그림 동화 쓰기 활동을 위해 아침 독서 10분 운동을 꾸준히 실시, 소재를 찾게 하고 학년 수준에 맞는 창작 동화를 선정해 학급별로 돌려 읽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총 36권의 도서 목록을 선정했다.
장 교장은 "그림 없는 그림 동화 쓰기는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데 좋은 도구"라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우선 선정도서를 읽으면서 동화의 구성요소를 이해하게 된다. 글의 순서대로 줄거리를 간추려 보게 하고 꼭 드러내야 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아이들의 머리에 좋은 생각들이 떠오를 수 있도록 마인드맵 기법으로 생각을 열게 한다.
이 작업들을 마치면 동화 구조를 짜게 된다. 등장인물의 성격과 배경을 분석하고, 주요 사건을 정리한다. 효과적인 동화 쓰기를 하려면 적절한 표현 방법을 익히는 것도 필수. 선정도서로 제시된 책을 읽으면서 흉내내는 말, 꾸며주는 말, 감각적인 표현을 찾아 줄을 그으며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년별로 1학년은 '흉내내는 말', 2학년은 '꾸며주는 말', 3학년은 '문장 부호의 종류'와 '이어주는 말', 4학년은 '문장의 종류', 5학년은 '비유적 표현 알기', 6학년은 '감각적 표현'과 '묘사방법' 등을 배웠다. 먼저 읽은 책을 자기식대로 옮겨 쓸 수도 있고 이야기를 꾸며도 좋다. 전혀 다른 결말이나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할 수도 있다.
문성초교는 그림동화 쓰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교내 대회도 두 차례 열었다. 제시된 두 그림을 이어서 이야기를 꾸미거나 인물에 맞는 이야기를 짓기도 하고 주어진 단어가 들어가는 한 편의 동화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또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의력 경진대회를 연 데 이어 도자기 제작 체험활동 등의 창의캠프도 개최했다. 장 교장은 "창의성 교육은 학생 주변 생활과 연결지어 얼마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며 "효과적인 창의성 교육은 교과 수업에도 큰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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