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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빛이 흐르는 계곡
사위를 채색했던 오색 단풍도
동장군의 시린 칼날에 스러지고
청람빛 하늘이 내려와 놀던
옹달샘에는
영하의 침묵이 결가부좌를 틀었다.
냉기 가득한 골짜기
팔공사 수태골
짙은 거울 그림자가 아직은 낭자하다
아! 그래도 유정한 계곡
바위틈에 이름모를 꽃씨들이
그리움을 머금고
겨울빛 흥건한 얼음장 밑으로
희미한 맥박소리
질펀한 색채의 유희를 잉태하고 있다.
글 조문호기자
그림 이규경(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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