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難民

입력 2007-01-19 11:43:05

아프리카는 1960년대 들어 민족해방 운동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서구 열강의 지배로부터 속속 독립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해방공간의 獨立痛(독립통)처럼 국경 분쟁과 콩고'나이지리아 등 신생 제국의 크고 작은 내전이 그칠 새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한 한발이 거듭되자 아프리카는 전쟁과 飢餓(기아)에 허덕이는 난민들로 넘쳐났다.

◇1963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38개 독립국들이 모여 창설한 아프리카통일기구(OAU)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과 주권 수호,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을 綱領(강령)으로 채택하고 분쟁 조정 작업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그런 한편으로 난민 보호를 위해 難民(난민)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의 핵심 내용은 '난민의 입국 거부와 강제 송환, 추방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조약을 체결한 6월 10일은 '아프리카 난민의 날'이 됐고 유엔은 이를 후원한 유엔난민기구(UNHCR) 설립 50주년이 된 2001년 이날을 '세계 난민의 날'로 제정했다. 유엔은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서 '인종·종교·국적·정치적 견해·특정 사회 단체 참여 등의 이유로 인한 박해의 공포를 피해 조국을 떠난 후, 귀환하지 못하거나 귀환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난민으로 정의했다

◇북한을 탈출한 납북어부 최욱일 씨를 중국 선양의 한국 총영사관에서 박대한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와중에 국군포로와 가족 9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北送(북송)된 사실이 드러났다. 납북어부와 국군포로는 엄연히 한국 국민이다.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느냐 마느냐의 문제 이전의 문제다. 납북어부 최 씨는 총영사관의 파렴치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한국 땅을 밟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북한으로 다시 끌려간 국군포로 가족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수십 년 忍苦(인고)의 세월을 보내다 목숨을 걸고 적지를 탈출, '살았다'고 한숨 돌리는 순간, 잡혀 돌아갔다. 그들의 참담한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미 국무부 난민 담당 차관보는 교황청이 제정한 제93회 '세계 이주민'난민의 날'을 맞아 "미국은 탈북자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무엇이고 중국은 또 어떤 나라인가. 후진국 아프리카보다 못한 나라가 되려는가.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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