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와 야구팀들이 속속 해외 전지훈련에 나섰다. 프로 축구는 대구FC가 14일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포항 스틸러스와 FC서울,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도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대전 시티즌은 키프러스, 부산 아이파크는 스페인, 경남FC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브라질, 수원 삼성과 성남 일화는 일본 남단의 큐슈, 인천 유나이티드는 괌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프로야구팀은 삼성 라이온즈가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것을 비롯, KIA, SK, 두산, LG, 롯데 등이 사이판 등을 거쳐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한화는 하와이, 현대는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을 거쳐 일본 가고시마로 간다.
축구팀이나 야구팀 할 것 없이 전지훈련지의 특징은 따뜻하거나 더우며 연습 상대가 많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러한 특징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들인데 다른 측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재미가 없는 곳들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선수들의 생활 자체도 훈련 위주로 짜여 재미를 찾을 일이 별로 없지만 휴식일이라 하더라도 여흥을 즐길 만한 곳을 주변에서 크게 찾을 수 없는 것이 전지훈련지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1990년대 초 삼성 라이온즈가 전지훈련지로 택한 미국 플로리다의 베로비치는 LA 다저스의 스프링 캠프가 있는 곳으로 주로 은퇴한 노인들이 많이 사는 시골이다. 선수들은 스프링 캠프 내 숙소에서 생활하며 오로지 운동밖에 할 게 없다. 당시 한 선수는 "그야말로 새마을연수원 같은 곳이네..."라며 푸념하기도 했다. 술집에 가려면 차로 1시간 이상 가야 되니 휴식일에는 단체로 인근 쇼핑센터에 들러 가족들의 선물을 사며 시간을 보냈다.
하와이의 경우 주민들이 많이 사는 오아후 섬은 와이키키 해변이 있어서 선수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설레게 하지만 마우이 섬은 그림같은 경치가 볼 만할 뿐 그저 심심한 곳이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어떤가.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하고 저녁에 휴식을 취한다지만 구단 프런트 직원이나 취재 기자들은 긴 밤을 방에 틀어박혀서 사온 술을 잔에 기울일 뿐이다.
1994년 1월과 2월 삼성 라이온즈는 호주의 골드 코스트 인근 지역에서 전지훈련을 한 적이 있다. 골드 코스트 주변은 다른 전지훈련지와 달리 금발 미녀들도 많이 보이고 유흥업소도 있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그해 삼성의 성적은 5위로 좋지 않았다.
축구팀들의 전지 훈련지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스페인이나 터키, 브라질 같은 곳은 이국적인 설레임을 느끼게 할 것처럼 보이지만 선수들은 한 눈 팔지 않고 훈련에 몰두해야 한다. 브라질은 세계 최고의 축구 강국이라는 매력이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가로 비행 시간이 너무 길어 심한 여독을 동반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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