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관계의 60대가 옛 동업자를 엽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16일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함께 운영하던 장모(47·경북 상주 모시면) 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모(60·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이날 오전 11시 59분쯤 대구 북구 칠성동 H 지하다방에서 술에 취한 채 들어와 10년 전 온천개발을 함께 했던 장 씨의 머리와 옆구리에 엽총 3발을 쏴 숨지게 한 뒤 도로변에 세워뒀던 자신의 차량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빌딩 관리실 직원 이종웅(59) 씨는 "'탕, 탕'하는 총소리를 듣고 주차장으로 가보니 장총을 든 키 큰 백발의 남자가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며 "다방에서 도망 나온 손님 2명이 겁에 질려 주차된 차량 뒤에 숨기도 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사건 당시 다방에는 다방주인(41·여)과 손님 11명이 있었지만 숨진 장 씨 외 다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지구대에서 입고된 엽총을 받은 뒤, 오전 11시 42분쯤 장 씨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만나자고 약속해 장 씨가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다방 뒷문을 통해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만취상태로 자신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몰고 대구 수성구 범어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다 주차된 오토바이, 이스타나 승합차와 충돌해 교통사고 신고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씨의 차량에서는 유서와 자술서 형식으로 적은 A4용지 6장 분량의 글이 발견됐으며, 이 씨의 아내 최모(47) 씨는 "남편이 사업실패 후유증으로 당뇨와 심근경색 증세가 생겨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며 "사건발생뒤 '몹쓸 짓을 했다. 나도 죽을 수밖에 없다.'해 끝까지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가 10년 전 장 씨를 통해 상주 문장대 온천개발에 투자하기 위해 울산의 한 호텔을 처분해 40억 원 정도를 투자했다가 부도가 난 뒤 빚더미에 오르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부도 이후 10년 간 이 씨는 장 씨를 3차례 정도 만났으며 한 달 전쯤에는 장 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외국으로 간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씨는 지난 2000년 11월 16일 경찰의 엽총사용 허가를 받은 뒤, 지난해 11월 1일 경북도가 수렵을 해제하자 모두 15차례에 걸쳐 입·출고해 사냥을 했고 16번째 출고에서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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