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의 위상은 글로벌 IT 리더 국가, 경제규모 11위의 경제 강국으로서 한반도 역사상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융성한 때도 없었다. 이러한 위상을 정립하는데 있어 대구, 구미, 포항을 비롯한 대구·경북지역과 울산, 창원, 부산을 포함하는 동남권이 국가의 주요 생산 및 제조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의 여러 상황들을 살펴보면 동남권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지식기반 산업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이른바 BRICs 출현으로 원가 우위기반의 생산 및 제조 역량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해 졌다.
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개발과 융합기술의 출현으로 산업의 첨단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기업 수명단축과 잇따른 도산은 동남권의 기업 입장에서 답답한 마음을 더 깊게 하는 현상일 것이다. 전국 교수들이 한해를 정리하는 뜻에서 '구름은 짙게 꼈는데, 비는 오지 않는다'는 뜻의 '밀운불우(密雲不雨)'를 올해 우리 사회현실을 표현하는 4자 성어로 정했다. 바로 동남권과 우리 대구·경북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충분한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부족하거나 부재함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돌파구는 대구·경북, 나아가 동남권을 아우를 수 있는 산업발전 전략의 수립과 추진이라고 본다. 동남권 미래 산업화 전략으로 3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동남권의 튼튼한 제조산업 기반을 첨단화해야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Dgital)화를 위한 융합기술의 개발과 산업 소프트화가 필수적이다. 융합기술의 핵심은 연관 또는 비연관 산업 및 기술의 결합을 통해 기존 산업의 디지털화와 기술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산업의 디지털화나 첨단화 자체는 공정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그리고 제품의 전장화 즉 IT화를 통한 고부가 가치화 측면에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는 제조나 디지털, IT기술의 응용에 있어서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IT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경쟁력이 매우 미약하다. 미래형 자동차는 생산원가의 50% 이상, 비행기의 경우 60% 이상, 그리고 이동전화산업은 80% 이상을 소프트웨어가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는 불모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산업을 육성하지 않고는 기존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고 국가와 동남권 전체의 미래 경쟁력도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둘째, 부품산업과 신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비록 제조 및 응용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핵심 부품 및 소재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에 부담요소가 된다. 더구나 제품의 표준화·모듈화가 국제적인 추세인 만큼 부품 및 소재산업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될 것이고, 결국 전체산업과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부품 및 신소재 산업의 집중육성은 동남권 기존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이며 또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도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산업의 집중 육성이다. 우리 나라 무역수지의 적자요소로 크게 작용하는 분야가 바로 서비스 산업분야다. 서비스 산업은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의료, 교육, 전시컨벤션 등 다양한 분야의 결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서비스 산업은 자국내 제조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외자본 유입을 촉진시킬 수 있다. 특히 우리 주변에 13억 인구의 거대한 중국 시장과 1억명 이상의 일본 고객이 있는 이상, 이를 개발하지 않을 경우 우리 산업의 중요한 잠재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동남권 지자체의 공동기획 및 조정으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 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한다면 동남권의 신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요컨대 1천300만 명의 인구와 전자·가전·자동차·철강·조선 등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첨단화(디지털화·소프트화)해 산업 및 기술의 융합화를 촉진하는 한편 부품 및 신소재 산업의 집중육성과 서비스산업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은 동남권의 발전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정규석 대구·경북 과학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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