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분석 올해의 트랜드

입력 2007-01-13 17:14:59

저염·저당·저지방 등으로 대표되는 3저(低) 식품, '쌩얼' 표현 화장품, 미니멀리즘 의류…….

올해 지역 백화점들이 '히트' 할 상품으로 점치는 품목들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매년 연말 그해에 많이 팔리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히트' 상품을 순위별로 선정, 발표한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히트'한 제품을 선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새해 마케팅 전략의 풍향계가 될 수 있다. 올해도 유통업계는 트렌드를 분석해 새해에 '히트'할 상품을 내놓았다.

의(依)·식(食)·주(住)와 미(美)와 관련된 제품 가운데 백화점에서 팔릴 히트 상품은 어떤 것들일까.

◆식품=저염·저당·저지방 등으로 대표되는 3저(低) 식품이 그칠줄 모르는 웰빙 추구와 함께 '히트'할 것으로 대구의 백화점들은 예측하고 있다. 짜게 먹는 식습관과 과도한 당분·지방 섭취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각 식품제조업체마다 '3저 식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저염 식품의 경우 일반 소금 식품에 비해 20% 이상 높은 값에 팔리고 있다. 소비자층도 두터워지면서 매년 15%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장류업체들은 일반제품에 비해 3~7% 염도를 낮춘 고추장·된장·간장을 내놓고 있다.

저당 식품은 어린이 간식 및 아침식사 대용으로 인기인 씨리얼류에서부터 커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요리용으로는 설탕에 비해 당도·칼로리가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진 올리고당이 인기다. 초콜릿의 경우는 그동안 단맛으로 대변됐던 밀크 초콜릿이 꼬리를 낮추고 카카오가 많이 함유된 다크 초콜릿이 매장의 요지를 차지하면서 연초부터 진열하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요구르트에서도 단맛을 덜기 위한 원유 비율 높이기가 열풍이다. 기존 요구르트의 경우 원유 70~80%에 나머지를 고농축과즙·액상과당·유기농씨리얼 등으로 채웠으나 원유 함유가 90% 이상인 요구르트도 등장했다.

저지방 식품은 최근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핑·마가린 등의 매출이 하락세에 접어든 반면 저지방 식용유·카놀라유 등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튀긴 면 대신 생면 제품이 갈수록 매출이 느는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탓. 이와 함께 저지방 우유·두부 등 관련 상품이 다양화하면서 그 인기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팀 이한주 매니저는 "웰빙바람을 타고 몸에 좋은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 일반제품에 비해 대체적으로 비싼 값으로 속속 나오고 있지만 갈수록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화장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이른바 '쌩얼'이 화두가 되면서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도 피부미인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화장으로 숨긴 얼굴이나 화려한 장식이 아닌 순수한 모습에 대한 관심과 함께 '쌩얼'을 표현하는 화장품이 인기를 끌 전망. '쌩얼'을 표현하는 화장품은 피부의 기미·주근깨 등의 결점을 감출 수 있도록 보완해 주며, 자연스러운 피부색의 연출을 도와준다. 관련 화장품으로는 LG생활건강의 오휘 파운데이션, 크리스찬 디올의 하이드라 핏 제품 등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동아쇼핑 패션잡화팀 배현민 차장은 "종전에는 피부의 결점을 감추는 짙은 톤의 화장품이 인기를 모았으나 요즘들어서는 화장을 거의 안 한 듯한 화장품과 화장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여성의 매력을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연출하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화장품업계에서도 다양한 기능성 '쌩얼' 표현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올해는 '여성스러운 절제된 미'가 의류업계 전반에 걸쳐 반영, 유행할 전망. 지난해 가을부터 불고 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가능한 한 장식적인 디자인을 제거하고 절제된 패턴을 통해 성숙·차분하면서 세련된 느낌의 여성스러움을 표현하는 것. 이 같은 유행은 올 봄과 여름 상품에까지 반영, 계절적 요소를 더해 '로맨틱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될 전망이다. 색상은 블랙·화이트를 비롯해 베이지·아이보리 색상 등 고급스러운 색상을 더해 우아함과 여성스러움을 한껏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니' 열풍 역시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여성의 섹시한 매력을 표현하면서 짧은 소매와 기장의 재킷으로 상의를 마무리, 커리어 우먼의 자신감과 함께 당당함을 표현할 것이라는 것. 또 금속장식의 액세서리와 빅 사이즈의 가방 등도 올 상반기 인기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남성의류는 간결한 미니멀리즘이 강세를 띠면서 허리선 강조와 더불어 등·어깨쪽 라인까지 전체적으로 몸을 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슬림화를 통해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받게 하는 제품이 유행할 전망. 셔츠는 가슴과 어깨둘레를 줄이는 등 몸에 붙는 듯한 '슬림'을 강조하면서 스티치와 보석단추, 자수패치 등을 통해 절제된 장식을 한 것이 인기를 얻을 듯. 넥타이 역시 폭이 좁은 디자인에 은은한 광택감을 가진 핑크와 레드 와인 등의 색상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봄에는 스포티함을 나타내는 연두·핑크색 등 밝은 색상의 티셔츠와 남방에 얇은 카디건을 걸치면 멋쟁이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동아백화점 여성의류팀 김중환 부장은 말한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