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신화' 탈피가 급선무다

입력 2007-01-13 10:44:59

'수출 외끌이 성장으로는 더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잠재 성장률 하락으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내린 국내외 국책 및 민간연구소의 진단이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도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우리 경제가 驚異的(경이적)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내수 사이의 연결고리 차단으로 확대 재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기사이클의 단축과 경기 고점의 하락 △경이적인 수출증가 △수출과 내수의 분리 등을 최근 한국경제의 특징으로 꼽았다. 특히 수출 외끌이 성장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내수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내수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문제는 '투자 감소→고용 저하→내수 부진→투자 감소'라는 惡循環(악순환)을 끊고 善循環(선순환)으로 돌리는 妙手(묘수)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입 가진 사람마다 투자 촉진을 위해선 규제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슨 규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처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작 수도권 규제를 풀어 공장 신'증설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말뿐이다.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의 투입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방안이 없으니 그나마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 규제를 풀면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막연한 기대'이다.

그렇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확대 주장은 '막연한 希望(희망)'에 불과한데다 비수도권의 '막막한 絶望(절망)'만 양산할 뿐 실체도 없고, 실효성도 의심된다.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는 게 규제 때문인가. 그보다는 기업들이 적정이윤을 얻을 신규 사업-신성장 동력 산업-을 찾지 못한 때문이라고 봐야한다.

결국 작금의 잠재성장률 저하도 수도권만의 경쟁력이 한계에 직면한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꾸로 비수도권 경쟁력을 提高(제고)해 전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출 및 제조 대기업에 대한 神話(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소기업인 10명 중 3명이 회사를 팔고 싶다는 상황에선 내수가 살아나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를 견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제정책을 수출 대기업 중심에서 내수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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