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홍콩·필리핀 등 '토플 원정'…지역은 경북대 1곳 40명 뿐
시험장이 부족해 해외까지 가서 토플·토익 시험을 치는 등 대한민국이 '영어시험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조기유학, 특목고 열풍으로 토플·토익 등의 응시 수요가 치솟고 있지만 이런 사정은 개선될 기미가 없어 불만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 H토플전문학원 원장은 "토플 시험을 치기 위해 서울 수험생은 지방으로, 지방학생은 더 지방으로 떠밀려 가는 현상은 토플시험이 지난해 9월 CBT에서 IBT로 바뀌기 전에도 있었다."며 "하지만 IBT는 전국적으로 응시 정원이 훨씬 제한돼 있어 이런 '떠돌이 현상'이 더 심각하다."고 했다.
국내 토플시험을 주관하는 한미교육위원단에 따르면 현재 국내 IBT 시험장소는 모두 14곳으로 회당 시험 정원은 900여 명선. 1년에 29차례 시험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만 6천여 명이 응시할 수 있어 CBT시험 때 5만여 명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한미교육위원단 관계자는 "지난해는 새 시험 도입으로 인해 연말까지 응시횟수를 늘렸지만 올해는 일정대로 치를 예정이어서 시험접수에만도 심한 경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구 유일의 토플시험장인 경북대 어학연구소는 회당 응시정원이 40명. 경북대 어학연구소장 이예식 교수는 "토플시험을 치러 전북 군산에서 오는 수험생까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해외로 영어시험을 치러가는 '원정 수험생'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울 대치동 S어학원장은 "CBT로 바뀌기 직전에는 홍콩이나 태국으로 원정시험을 치러가는 난리가 빚어졌다."며 "IBT로 바뀐 지 불과 5개월 만에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 떠나는 현상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어 유목민'은 토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토익시험 준비생은 성적표가 빨리 나온다는 이유로 필리핀으로 시험 치러 가는가 하면 미 대학원 입시 시험인 GRE도 국내 응시횟수가 연 2회로 제한돼 있어 일본으로 무더기 원정 시험을 떠나고 있다.
최병고·장성현기자
■용어설명 = IBT(internet-Based TOEFL)는 지난 9월 도입됐다. 매년 29차례 치러지며 전 세계에서 동시에 미국 측 서버에 접속, 시험 문제를 전송받아 치르는 방식. 컴퓨터로 미리 다운받은 시험문제를 푸는 기존 '컴퓨터 토플시험(CBT)'에서 문법영역이 사라지고 말하기가 추가돼 비영어권 응시자들에게 더 어려워졌다. 응시료도 140달러에서 170달러로 올랐다.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는 미국 대학원 입학 자격 시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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