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문예회관 건축 공사 '엉망진창'

입력 2007-01-12 07:35:14

울진 군민들의 숙원사업인 '울진 문화예술회관' 건축 사업에서 말썽이 빚어지고 있다.

시공사가 적자 공사를 이유로 철물, 합판 등 지역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납품한 자재비를 수개월 째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 포기를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

또 노동부로부터 공사장 안전시설 설치가 미흡하다며 시정조치를 받는가 하면 건물 기둥이 휘어져 있는데도 시공사가 울진군에 사실 통보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작업일지 미기재에다가 시급한 건물 안전진단 조차 외면하고 있다.

▷안전진단 시급=대지 2만 1천 779㎡(6천 588평), 연면적 2천 950㎡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울진 문예회관은 2005년 12월 착공해 올 2월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준공을 두 달여 앞 둔 지난 해 연말 쯤 건물 정문 기둥(지하 방풍살) 한 곳에 '휨'현상이 발생했다. 높이 3m인 이 기둥에 발생한 휨 현상은 일반인들도 쉽게 식별할 정도로 두드러졌다.

시공사와 상주 감리단인 조달청측은 기둥의 휨 현상을 인정하면서도 작업일지에 기재조차 하지 않은데다가 울진군에 전혀 통보를 하지 않았다. 또 철근의 휨 정도를 살펴보는 비파괴 검사나 전문기관을 통한 구조물 안전진단도 없었다.

▷공사장 관리 엉망=공사장 관리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 12월 포항 노동부와 안전관리공단 등의 합동 점검에서 안전난간 미설치, 전기톱 안전덮개 미설치, 추락방지망 미설치 등 안전부분에서 5, 6가지 시정조치 명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울진군청의 한 관계자는 "상주 감리가 있는데도 이런 지적을 받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당초엔 비산먼지 발생 억제를 위해 세륜시설 설치 대신 진·출입로에 잡석을 깔기로 했으나 현재 잡석은 오간데 없고 부직포도 깔려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조금만 비가 와도 바닥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하기 일쑤. 또 부지 조성을 위해 소나무가 밀집한 야산을 깎았는데도 울진군과 감리단이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나무뿌리 등 산업폐기물 처리에 대한 비용을 사업비에 반영하지 않아 지역 인부들이 땔감용으로 가져간 일부를 제외하곤 나머지는 아직도 현장에 나뒹굴고 있다.

▷지역 납품 업체에 자재비 공제 요구=지역 영세업체들로부터 합판과 철물 등을 납품받은 시공사 하도급인 B사측이 공사비 손실을 이유로 자재비 일부를 포기할 것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역 업체들에 따르면 토목·건축 분야 하도급 업체인 B사는 지난해 8월 공사과정에서 1, 2억 원 정도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사실상 공사현장에서 손을 떼면서 지금껏 지역업체가 납품한 자재비 등의 지급을 미루어 오다 최근엔 대금의 일부를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것.

자재비를 받지 못한 지역업체는 모두 소규모 영세업체들로 합판 등을 납품한 C사가 4천여만 원, 철물을 취급하는 D사가 1천 900여만원 등 드러난 것만 해도 6천여만원 이상이다.

이들은 "하도급업체는 못준다고 배짱을 내밀고 원청사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속이 탄다. 큰 공사를 하는 업체들이 지역 영세 업체들을 상대로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며 허탈해 했다.

▷시공사 및 감리단 입장=하자 문제에 대해 시공사측은 "설계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지반 침하 현상 발생만 아니면 별 문제 없다.'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고, 현장 감리단측은 "긴급 사항 아니다. 준공 때까지 처리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노동부 지적 사항에 대해서도 감리단측은 "노동부 지적은 어느 현장에서나 있는 정도고 잡석도 공사 초기엔 깔아놓았다. 또 나무뿌리도 시공사측이 임의대로 처리하게 되면 그 만큼 예산을 절약하게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시공사는 자재비 미지급에 대해 구체적 설명없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만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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