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영재학교 엄마들과 함께 자녀교육 체험기를 써서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학생을 두고 자랑할 입장이 못 되며 자랑을 해서도 안 된다는 강박관념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자식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에 목말라 한다. 알음알음으로 듣는 정보는 단편적이고 판단을 흐리는 경우도 있다. 또 말로 전해들은 정보는 잘못 입력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경험을 공유하자고 했다. 같은 마음에서 나의 개별적 경험을 통해 내가 특히 중요시한 것을 항목별로 정리했다.
▶창의력과 감성 키우기
어릴수록 효과가 있고, 생활 속의 모든 것이 학습이라고 생각했다. 형체가 없는 물놀이와 모래놀이를 더 권장했고 장난감 블록으로 된 종류를 사다주었다. 놀이를 할 때마다 늘 같은 것이 없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를 키우면서 일반적으로 음악과 색상 면에서 여자보다 감각이 떨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색상지와 크레용을 일찍 쥐어 주었다. 원색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한 후 종이를 주고 마음껏 그리게 했다. 벽에도 종이를 붙여 그 위에 그리게 했다. 막대기나 비슷한 종류로 사물을 두들기는 것을 허용하면서 다치지 않도록 눈여겨 지켜보았다.
악기 교육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시켜 보았으나 그리 열심히 한 편은 아니었다. 바이올린은 교습비 때문에 얼마 시키지 못했고 피아노도 싫증나지 않게만 해달라고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오랜 기간을 배운 것은 아니나 열심히 한 작은 아이보다 큰 아이가 피아노를 지금까지 즐겨 치고 혼자서 연습하며 곡을 하나씩 익혀 나가는 것을 보면 그리 실패한 교육은 아니었다고 본다. 아침에 처음으로 듣는 것이 하루를 좌우한다는 생각에 클래식을 아침마다 들려주었더니 클래식이란 장르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학습지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교육이 좋은 점도 많지만 공부에 흥미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도구를 찾다가 스티커로 이루어진 학습지가 조금씩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떼었다 붙였다 하는 작업이 소근육 발달에도 유익하고 다른 곳에 응용하여 붙일 수 있는 장점과 능동적인 교육이 가능하여 좋았다. 한글도 그렇게 익혔다.
▶지능계발과 책읽기
지능은 성장함에 따라 어느 정도 발달이 될 수 있지만 싹이 트고 물을 적절히 줄 시기가 있듯 억압되지 않고 적절한 발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유치원은 몬테소리 교육을 하는 곳으로 보냈다. 지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했지만 정상아의 지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두루말이 숫자놀이를 하고 다양한 입체장난감을 접한 것이 지금도 잘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열손가락의 손놀림이 지능발달에 유익하는 생각에 피아노 교육으로 시도했으나 아이들이 진득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좋아하는 자판을 두드리는 컴퓨터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었고 이왕 할 바에야 목표의식을 갖고 도전하게 하여 초등학교 때 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이를 기르면서 중요시한 것 중의 하나가 아이의 얼굴 표정이다. 표정이 어두울 땐 반드시 이유가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억압된 감정은 정서의 불안정뿐 아니라 지능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읽기는 어릴수록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책이 좋고 입체적인 책도 아이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리라 본다. 묻고 대답하는 책은 아이의 언어발달에 아주 큰 도움이 되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가끔 질문하면 사고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책의 위치는 될 수 있으면 손에 잡히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집안이 지저분하다고 늘 책장에 꽂아두면 장식용 책이 되기 쉽다. 많은 책을 한꺼번에 사주기보다 서점이나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두고 읽을 책 정도는 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집 막내는 태어났을 때 오빠가 물려준 책이 너무 많아 오히려 책읽기를 잘 하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도 있다.
좋아하는 성향의 책이 굳어지기 전에 책장에서 책의 위치를 자주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 연령에 맞지 않는 책을 읽는다고 아이에게 핀잔을 주어서도 안 된다. 짧고 쉬워도 혹은 만화책이라도 중요한 포인트는 있기 때문에 활자화된 글을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 글을 쓴 원하숙 씨의 아들 신은석 군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1기로 졸업했습니다. 원 씨는 아홉 명의 영재학교 엄마들과 함께 '나는 아이를 이렇게 키웠다'라는 자녀교육 체험서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기 원고를 기다립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느낀 마음, 어려웠던 부분, 소중한 경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전자우편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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