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봄을 기다리며…
지천으로 무르익던 가을 단풍이
잎잎히 그리움 떨꾸며
또 한번의 이별을 만들었다.
속살 휜히 내보인 겨울 복판에
폭포는 허연 가슴 드러내며 누웠다.
천왕봉을 휘감아 내리던 푸른 물은
삭풍보다 시린 서러움으로 남았고
용소는 눈물같은 얼음을 껴안고 있다.
세월이 비켜간 노송의 이마에는
눈꽃이 몽우리로 맺혔다.
정적 마저 얼어 붙은 곳.
금란정만이 속리(俗離)에 앉아
먼 봄을 기다리고 있다.
삼백의 고장 상주에
이 겨울 또 하나의 백미(白美)가 피고 진다.
글: 이경달 기자
그림: 남학호(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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