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과 2006년(10월말 현재) 2년간 대구에서는 모두 2천915건의 음주사고가 발생, 사상자가 5천87명(사망자 69명 포함)이나 됐다.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고 남을 다치게 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후진국형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어디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나?
음주교통사고의 특징은 대구 전역에 걸쳐 고르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특정 장소나 도로상황에 관계없이 대·소로, 교차로, 교량 인근 등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음주운전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달서구로 2년간 689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2005년 389건, 2006년 300건으로 대구의 음주 사고 4건 가운데 1건(23.6%) 꼴이다. 달서구에서는 이곡동이 74건으로 음주사고가 가장 많이 난 곳으로 꼽혔으며 상인동(69건), 송현동(67건), 용산동(64건)이 뒤를 이었다.
북구는 576건, 수성구 487건, 동구 346건, 서구 293건, 남구 207건, 달성군 161건으로 나타났고 중구가 156건으로 가장 적었다. 음주사고의 지역별 분포는 각 구의 인구수와 어느 정도 비례했다.
◇더울수록 사고 많다.
추울 때보다 더울 때 음주사고가 더 많이 발생했다. 2005년에 발생한 음주사고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여름(6, 7, 8월)에 444건이 발생해 겨울(12, 1, 2월)의 348건보다 96건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경우 다른 달 보다 수십건이 많은 173건으로 음주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월별로는 8월에 이어 7월과 12월에 각각 138건, 5월 1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월별 사고건수는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도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7월이 150건으로 8월 115건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최윤직 수성서 교통지도계 경위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지만 연말 연시에는 경찰의 음주단속이 집중돼 음주교통사고 건수는 오히려 약간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눈, 비가 오면 사고 많다.
눈·비가 온 날이 맑은 날보다 음주사고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2005년 눈이나 비가 온 날은 94일로 모두 48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5.1건. 반면 맑은 날이었던 271일 동안에는 1천89건의 사고가 나 하루 평균 4건이었다.
2006년 10월 말까지 눈·비가 온 79일 동안 381건의 사고가 나 하루 평균 4.8건의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맑은 날 222일 동안에는 965건의 사고가 발생해 하루 평균 4.3건의 음주교통사고를 기록했다.
◇혈중알코올 농도 0.1~0.15%대 가장 위험.
음주운전자의 90.8%는 남성으로 2천648명이 사고를 냈다. 여성운전자가 늘면서 여성 음주교통사고도 267건에 달했다. 가해자 10명 중 1명이 여성이다.
이들의 평균 혈중알코올 농도는 0.128%로 남성이 0.130%, 여성이 0.127%로 남성이 조금 높다. 혈중알코올 농도별로는 0.1~0.16%미만이 1천117명으로 38.3%를 차지했다. 성인 남성이 소주 1병을 마셨을 때 나올 수 있는 수치다. 0.16~0.2%미만은 722명, 0.05~0.1%미만은 502명이었다.
◇나이별 분포 및 사상자 수는?
30대가 910명으로 전체 음주사고자의 30%를 넘었다. 40대가 877명, 20대가 706명, 50대가 297명 순으로 나타나 회식 등 음주 기회와 차량 소유자가 많은 연령대에서 사고가 집중됐다.
사고 유형으로는 차와 차의 접촉사고가 2천566건으로 89%였고, 차로 사람을 친 경우는 237건, 건물 등을 들이박은 것이 109건,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는 3건이었다. 음주사고 운전자들 가운데는 안전운전불이행으로 사고를 낸 경우가 1천94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등으로 법규를 어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는 올들어 10월까지 1천346건의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해 32명이 숨졌다.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음주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2.6%. 2005년 12.4%보다 다소 높아졌다. 또 사망자 비율도 18.9%를 차지해 교통사고 사망자 5명 가운데 1명이 음주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기획탐사팀=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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