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로 가는 길은 평소에는 한산했는데, 연말을 맞아 조금 붐비는 듯 하였습니다. 숙소로 예약해 둔 곳도 타지의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지요. 아마 모두들 해맞이 구경을 하러 온 듯 하였습니다. 보통은 새벽에 출발하여 거기서 해를 보고 오곤 하였는데, 아이들이 어려 일찍 내려와 하루를 자면서 해맞이를 하기로 했답니다. 몇 해 전, 아이들은 처음엔 해돋이 구경을 한다니 엄마 "해 지키려 가는 거야?" 하며 좋아하더니, 한해를 고생하고는 다시는 해 지키려 멀러 떠나지 않으려 하더군요. 그래도 한해를 다짐하는 의미에서 해맞이하러 가는 건 아주 큰 의미라 생각해 계속 데리고 다녔답니다. 그렇게 데리고 다닌 지 삼 년, 해가 뜨는 그 찰나의 순간을 잠깐 뒤돌아본 사이 놓쳐버린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해 뜨기 전에는 절대로 딴 짓을 안 하더군요. 아마 실패의 경험이 더 좋은 큰 약이 된 것 같았습니다. 올해도 호미곶에서 해맞이를 하면서 늘 그렇듯 후회만 남지만 그래도 새해에는 작년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이 자리에 있기를 바란다는 기원을 해 보았습니다.
김은자(대구시 북구 동천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주진우, 김민석 해명 하나하나 반박…"돈에 결벽? 피식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