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납북어부 최욱일 씨의 도움 요청에 대해 중국 선양(瀋陽) 한국영사관 직원들이 한 짓을 보면 단순히 불친절의 차원이 아니라 공직자의 本分(본분)을 망각한 것이어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민의 血稅(혈세)로 월급을 받는 재외공관 직원들의 이 같은 무책임한 일처리에 국민들은 또다시 진저리치고 있다. 지난 1998년 탈북한 국군포로 장무환 씨의 사례에서 보듯 '아, 없어요' 한마디로 묵살한 것은 약과다. 이번 선양 한국영사관 탈북자 담당 직원은 '제 전화번호 누가 가르쳐줬어요?'라며 역정을 내고 오히려 민원인을 추궁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다. 절박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자국민을 공무원들이 '개 닭 보듯' 하는 것은 명백한 職務遺棄(직무유기)다. 이는 물의를 일으킨 공무원 개개인의 자질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중국 눈치나 살피며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현 정부의 공직 의식과 기강 문제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부는 어저께 담당 국장 명의로 외교부 홈페이지에 '영사관 직원이 불친절하게 응대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삭지 않고 있다.
4일 고위 공무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박정희 시대의 발전은 공무원 덕분'이라고 발언했다. 과연 국민들이 이 말에 동의할까. 책임감을 갖고 묵묵하게 일해온 공무원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 선양 한국영사관의 사례처럼 자국민을 무시하는 몰지각한 공무원들 때문에 발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외교부는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이 같은 짓거리를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관련 직원들을 소환해 엄중 문책하고 再發(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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