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38) 씨는 꼭 1년전인 지난해 초 ELF(지수연계형펀드)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2억 원의 거액을 ELF상품에 넣었다가 1년만에 원금의 23%에 해당하는 4천600만 원의 원금손실을 기록한 것.
"최소 은행 예금 이자(4%)의 2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가입했는데, 수익은 커녕 수천만 원에 이르는 원금을 날려버리니 어이가 없습니다." 김 씨는 하소연했다.
일부 ELF의 수익률이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는 수준에까지 이르면서 '땅을 치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ELF의 경우, 증권 거래 계좌가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ELS(주가연계증권)와는 달리 은행에서 쉽게 들 수 있어,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잘 모르는 주부·노령층까지 가입이 늘어나고 있는데 결국 원금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모르고 들어왔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이 국내에서 판매된 설정액 100억 원 이상의 공모형 펀드의 1년간 수익률(이달 2일 현재)을 조사해본 결과, 수익률 하위권을 ELF상품들이 다수 점령했다.
원금의 20%가량을 날린 김 씨 사례보다 더 심한 경우도 많다. 불과 1년 만에 투자금이 반토막날 지경에 이른 ELF도 있다.
CJ자산운용의 'CJ투스타Ⅳ파생상품8'은 1년 수익률이 -50.21%를 기록했고, 대한투신운용의 '대한투스타Ⅵ파생상품3'도 1년간 수익률이 -49.09%를 나타냈다.
기은SG운용의 '그랑프리골든벨주가연계파생5', 우리크레디트스위스운용의 '우리투스타파생상품16' 등도 -3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량주에 투자, 안정적 수익을 자신한다던 ELF가 원금 손실 지경에까지 이른 이유가 뭘까?
연간 수익률로 계산할 때 투자금의 반토막이 달아나버린 셈이 된 'CJ투스타Ⅳ 파생8호'의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SDI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대폭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렇듯 ELF는 '기둥'이 되는 투자 주식 가운데 한 종목만 하락해도 하락한 종목에 근거해 수익률을 매기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일어난다.
CJ투자증권에 따르면 'CJ투스타Ⅳ 파생8호'는 펀드 설정 당시 삼성전자는 51만 원, 삼성SDI는 12만 원이었는데 최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60만 원(+17%)으로 올랐지만, 삼성SDI가 6만4천300원 수준으로 40% 이상 하락, 삼성SDI의 성적 때문에 결국 원금손실 조건에 이르게된 것.
펀드 전문가들은 "'ELF는 안정성이 높다'라는 편견에서 탈피해야하며, 큰 수익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드시 인식해야한다."며 "투자자들은 ELF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의 향후 주가전망도 읽어낸 뒤 투자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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