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던 머릿니가 우리 애 머리에 '스멀'

입력 2007-01-05 09:55:27

이모(38·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씨는 지난 3일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의 머리를 말려주다가 화들짝 놀랐다. 머리카락에 머릿니가 스멀스멀 기어 다녔던 것. "부끄러워서 약국에도 겨우 갔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가니 약과 전용 빚 등 머릿니와 관련된 제품들과 머릿니 퇴치법에 대한 글들이 많은 것을 보고 다소 위안이 됐죠."

머릿니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머릿니와 서캐를 없애는 방법 등을 묻는 질문도 잇따른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A약국 이인숙 약사는 "한주에 3~5명이 머릿니 퇴치 약을 사가고 있다."며 "환자의 대부분은 유치원, 초등학생 어린이들인데 가끔 자녀에게서 머릿니가 옮은 어른들도 약국을 찾는다."고 했다.

북구의 한 학원에는 초등학생 5명이 머릿니에 감염돼 부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김모(40) 씨는 "아이에게 머릿니가 발견되면 다른 아이들에게 옮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모가 학원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감염 사실을 부끄럽게 여겨 숨기는 바람에 전염된 것 같다."고 속상해 했다.

많은 사람들은 머릿니를 '후진국 병'으로 생각하고, 위생 환경의 개선으로 퇴치가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연간 1천 만 명 정도가 머릿니에 감염된다. 지난 2005년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초등학생 1만 3천3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인 873명이 머릿니 감염자였다.

공현희 경북대 의대 기생충학 교수는 "약을 바르면 머릿니는 죽지만, 알인 서캐는 잘 죽지 않아 참빗 등으로 하나씩 떼 내야 하며, 머리를 자주 감고 주의 깊게 살펴봐서 발견되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머릿니는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살기 때문에 물리면 알레르기 반응으로 심하게 가렵고 긁으면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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