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축구스타들의 해외진출이 꼬이는 이유

입력 2007-01-05 08:52:19

지난해 독일월드컵 대회 이후 무적 선수였던 안정환이 국내 K리그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새로운 터전은 수원 삼성이 유력하며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수원 삼성은 이로 인해 '레알 수원'이라는 별명이 다시 들먹여지고 있다.

안정환은 유럽 구단들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렸고 일본 J리그 구단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이 없어 국내로 U턴하게 됐다.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방랑자처럼 여러 나라 리그를 섭렵한 안정환은 이제 30세를 넘어서 다시 유럽으로 진출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부상으로 독일월드컵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의 해외 진출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중이었던 그를 볼 기회가 없었던 해외 구단들이 그를 영입하겠다고 나서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나돌았던 이천수(울산 현대)의 해외 진출도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뛴 적이 있고 독일월드컵대회 토고전에서 그림같은 프리킥을 성공시키는 등 국제 무대에서 인지도가 있는 이천수이지만 해외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만큼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리더로도 나섰지만 한국은 4강에 머물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등 세계 정상급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축구 시장의 중심인 유럽 구단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두드러진 페르난도 가고와 남미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칠레의 마티아스 페르난데스는 최근 각각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비야 레알로 이적했다.

이에 비해 한국 등 축구 리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의 출신 선수들은 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유럽 구단들의 손짓을 받을 수 있다. 월드컵대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올림픽,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의 비중있는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그러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설기현의 소속팀 레딩FC가 최근 영입 대상으로 검토중인 이집트 알 알리 클럽의 모하메드 아부트리카는 얼마전 일본에서 열린 세계클럽월드컵대회에서 3골을 터뜨려 주목받은 선수다. 한국이 독일월드컵대회 16강에 진출했다면 예선리그 토고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해외 진출의 길이 이어졌을 수도 있다.

월드컵대회 등 관심이 집중되는 큰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데 한국 선수들은 그러지 못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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