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획기적인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장담하며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버스운영관리시스템(BMS)'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 방대한 운행 데이터를 서비스 개선 자료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시내버스조합과 노조도 시스템을 불신, '사생활 감시망' 정도로 여기는데 그쳐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BMS, 오류 잦나?= 3일 오후 2시 30분쯤 서문시장에서 범어네거리 방향으로 가는 한 시내버스에서 만난 운전기사(66)는 "어제는 운행간격 10분을 지키기 위해 속도를 늦췄더니 뒤에 출발한 버스와 같은 승강장에서 만났다."며 "이처럼 단말기의 시각과 실제 시각이 맞지 않는 경우가 적잖은데다 버스 떨림 때문인지 속도제한 경고음 작동도 고장난 지 오래"라고 했다.
버스관리시스템(BMS·Bus Management System)은 버스 안에 부착된 단말기와 무선통신시스템을 이용해 실시간 이동경로, 운행시간·간격, 결행 및 승강장 무단 통과 여부 등을 파악하는 시스템. 하지만 시스템 좌표 상에는 정류소 인근 30m까지만 잡혀 실제 버스가 제대로 승강장에 머물렀는지 여부를 알 수 없고, 외지노선 경우 승객이 없어 버스가 그냥 통과해도 '무정차'로 표시되는 등 실제 나타나는 교통 변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 사고, 고장 등으로 버스를 정차시켰을 경우 요금을 중간 정산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일부 경고음 고장 등 도로상 교통변수도 예측하지 못해 운행시간을 지키려는 곡예운전이 더 심해졌다는 불만도 적잖다.
◆안 지켜도 그만!=지난 2005년 11월부터 1년간 대구시에 접수된 '시내버스불편신고'에 따르면 ▷정류장 미사용 ▷승차거부 ▷운행시간 미준수 등이 BMS가 시작된 9~10월사이 잠시 줄다 11월부터 다시 급격히 늘고 있다. 이는 각종 불·탈법 운행정보가 대구시-업체-노조 간에 교환되지 않고 운전기사들 사이에서도 '지키지 않아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란 것. 버스기사 강모(58) 씨는 "도입 초기에는 기사들이 운행에 대한 모든 것을 감시당한다는 생각때문에 조심했지만 지키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걸 알고 부터는 예전과 같이 운전한다."고 귀띔했다.
이는 BMS를 통해 시내버스의 고질적인 각종 불·탈법 행위를 근절하고 결행이나 도중 회차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대구시의 장담과 한참 동떨어진 것. 이광일 시내버스노조 대구지부장은 "BMS가 시내버스 서비스를 개선하는 취지보다는 버스운행을 단순히 감시감독하는 시스템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 점이 문제"라며 "도로 상의 교통변수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으며 과밀노선, 외지노선에서 이뤄지는 문제점을 기계상으로만 나타내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활용방안 찾아야=BMS는 운전자 운행 실적, 부당 운행 정보, 버스·정류소·시간대별 운행 통계 및 각종 돌발 상황까지 방대한 정보를 알 수 있지만 29개 업체의 운행버스 1천500대 운행 통계를 내는데만도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구시가 가진 운행데이터를 일별, 월별 등으로 나눠 업체, 노조에 전달할 의무가 없는 것도 데이터 활용도를 낮추고 서비스 개선을 지연케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실제 방대한 운행정보가 거의 사장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앞으로 'BMS정보' 활용 방안을 놓고 담당부서 간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버스조합 및 노조의 시스템 불신을 없애는 대안을 마련,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실제 노선에서 벌어지는 일과 기계에서 파악되는 정보 간에 오류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각종 통계 정보를 공유하고 더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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